<감성 없는 사랑>
사랑의 본질은 실존의 자리매김에 있다. 고독한 실존이 자신의 존재이유를 확인하기 위한 대상을 찾는 것이다. 그 대상을 통해 실존의 빛이 반사되어 나온다. 사랑의 빛은 언제나 피사체에 있다.
사랑의 파장은 매우 가변적이다. 주파수가 일정하지 않다. 예상할 수 없는 곡선을 그리는 것이 사랑의 파장이다. 상대방의 변덕에 이끌려 헤매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무척 피곤한 일이다. 상대방의 감정 변화에 끌려 다니다가 지쳐 버린다.
그렇다고 감정이 없는 사람과는 사랑을 만들 수도 없다. 사랑은 기본적으로 감정의 작용, 상호 교호작용이다. 아무리 세속적인 조건을 갖추었다고 해도 감성이 부족한 사람은 사랑의 적격이 없다.
<명문가 출신의 잘생긴 재벌 기업 후계자와의 만남.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여자의 인생에 있어서 이 정도로 완벽하게 갖춰진 행복의 조건들이 또 어디에 있을까 싶었다. 성사된다면 신데렐라가 부럽지 않을 미래가 보장되어 있었다.
그러나 잘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용서받을 수 없는 게 있다는 걸 그녀는 깨달았다. 그건 바로 ‘지루함’이었다. 남자의 조각 같은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이 하나같이 ‘지루함’과 ‘따분함’의 연속이라니, 한숨밖에 안 나왔다.>
(김수희 소설, S.O.S 제1권 7쪽에서)
그러므로 우리 사랑할 때에는 세속적인 조건은 너무 따지지 말자. 그것이 행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여자들아 기죽지 마라 당당하게 외쳐라 남자들아 비켜라/ 여자들의 의리가 더 멋있잖아 사랑보다 강하잖아/ 사랑에 차여도 괜찮아/ 그깟 이별쯤 그깟 눈물쯤 얼마든지 부딪혀도 괜찮아’(씨야 & 다비치 & 티아라, 원더우먼, 가사 중에서)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은 마약과 같다 (0) | 2021.02.14 |
---|---|
동백꽃은 아직 피지 않았네 (0) | 2021.02.14 |
초콜렛을 눈 위로 던진다. (0) | 2021.02.14 |
그리운 눈동자 (0) | 2021.02.14 |
<행복의 조건> (0) | 2021.0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