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은 아직 피지 않았네>

뿌리도 내리기 전에
잎이 나오길 바랬네
정이 들기도 전에
동백꽃이 피길 바랬네

타인의 가슴에 들어가는 건
불타는 동굴에 들어가는 것처럼
가슴이 타는 것인데
너무 갑자기 다가가
계곡 아래로 추락하였네

너의 껍질만 더듬고
너의 벽을 만지고
돌아서는 발길에
툭툭 채이는 얼음송이들
그 속에서 비상하는 절망감
나는 눈물조차 흘릴 수 없었네

아직은 꺼지지 않은 미련의 불꽃
이 밤이 지나면
곧 재가 되어 흩날릴 거고
작은 손에 남겨지는
허망한 추억들
그 앞에서
우리는 사랑을 거부할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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