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사랑하기 위한 조건
사랑을 할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대방에 대한 이상형을 머리 속에 그리고 있다. 사랑의 처음 단계에서 겉에 드러난 것만 바라보고, 그 뒤에 숨겨져 있는,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일부러 드러내지 않는 것은 보지 못한다. 아니 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것은 결국 사람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한 채 사랑에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사랑에 실패하는 주된 원인이. 많은 첫사랑이 실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요한 것은 이상과 현실은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가까운 거리에서 보면 약점과 단점이 있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에게는 영웅이라도 높이 평가가 되지 않는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괜찮은 사람도, 막상 가깝게 되어 아무런 허물이 없이 지내다 보면 그의 많은 단점이 드러나게 된다. 특히 성격이 왜곡되어 있는 경우에는 더욱 문제다. 이렇게 되면 사랑은 변질된다. 아니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남자란 그래서는 안 되고 모든 것에 뛰어나고 격렬한 정열이라든가 세련된 생활이라든가 모든 신비한 세계로 안내해주는 안내자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 무엇 하나 가르쳐주지 못하고, 아는 것이 하나도 없고,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다. 그는 아내가 행복하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남편의 이 침착성, 조그만 불안도 감지하지 못하는 우둔함, 그리고 그녀가 그 남자에게 준 행복까지도 원망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보바리 부인, 53쪽에서 -
남자가 여자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는 여자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 여자의 심리, 여자의 욕구, 갈망을 파악하지 못하는 남자는 여자를 사랑할 수 없다. 그런 경우 여자는 남자로부터 아무런 애정을 느끼지 못하고 질식하고 만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에 빠져 허우적대면서 고통을 받고 있다.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의 사랑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잘못 믿고, 그러한 믿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드는 일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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