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사랑글을 그만 써야 할까? (1)

 

페친 한 분께서 이런 글을 올렸다. “변호사님, 사랑 얘기 그만 하시면 안 될까요?”

 

나는 그 페친 분의 의도를 잘 안다. 내가 페이스북에 너무 많은 사랑에 관한 글을 올리고 있으니까, 우선 싫증도 날 것이다.

 

그리고 나이 먹은 변호사가 매일 사랑글을 올리니, 변호사로서 품위가 떨어질 것을 염려하는 까닭이다.

 

뿐만 아니라, 내용에 따라서는 일부 사람들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글도 있기 때문에, 공연히 적을 만들지 말라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페북 사랑글을 그만 써야 할까? (2)

 

나는 그 분의 지적에 충분히 공감한다. 그분 뿐 아니라 다른 페친분들도 상당 수, 내가 사랑글을 많이 쓰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비판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나는 사랑에 관한 글을 많이 써왔다. 2005년부터 써왔으니까, 벌써 16년째다. 내 다움 블로그, ‘김주덕 변호사의 문화산책(옛 이름은 가을사랑이었다)’에는 시와 수필, 그리고 사랑글이 아주 많이 올려져 있다.

 

내가 사랑글을 쓰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일종의 변명이다. 첫째, 내게 있어서 사랑은 매우 중요한 테마이며, 관심사다. 사랑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비중을 가지며, 심각한 과제이고,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페북 사랑글을 그만 써야 할까? (3)

 

사랑 없이 사는 사람도 많이 있다. 사랑 때문에 행복한 사람들도 많고, 반면에 사랑 때문에 사랑 때문에 불행한 사람들도 너무 많다.

 

그것이 인생이고 현실이다. 동물과 다른 점이 이 영역이다. 동물은 사랑 때문에 행복하면 행복했지, 불행한 것 같지는 않다.

 

또한 모르긴 몰라도, 동물에게는 사랑이나 교미는 아주 최소한의 행동이며, 본능일 뿐, 사랑이나 교미 때문에 심각한 고통을 받거나 심지어 생명을 끊지는 않는다.

 

페북 사랑글을 그만 써야 할까? (4)

 

인간은 전혀 다르다. 아니 인간만이 독특하다. 인간은 사랑 때문에 아프고 슬프다. 사랑은 기본적으로 아픔과 슬픔이다. 사랑은 단순히 행복만 주고, 영원한 쾌락, 쾌감, 좋은 감정만 선물하는 요술방망이가 아니다.

 

사랑은 출발부터 애간장을 녹이고, 긴장하고, 사랑을 맺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 과정에서 남녀가 정조를 바치기도 하고, 의미 없이 상실하기도 한다. 첫사랑에 실패하면서 사랑에 대한 관념이 달라지기도 한다.

 

나이 들면서 수없는 사랑을 반복하기도 하고, 아예 사랑을 포기하고 일만 하는 사람들도 많다. 사랑과 섹스를 혼동하기도 하고, 사랑을 잘못해서 성추행, 성폭력, 혼인빙자간음, 간통의 문제를 야기시키는 경우도 있다.

 

물론 여기에서 혼인빙자간음죄와 간통죄는 형벌의 대상으로서는 폐지되었다. 민법상은 불법해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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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들은 사랑 때문에, 재판을 받기도 하고, 손해배상을 하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은 사랑이나 섹스 문제로 망신을 당하고, 공직에서 물러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성의 문제로 감방에서 동물처럼 지내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이 깨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혼율도 매우 높다. 꽃뱀이나 제비족이 활발하게 활개치고 있는 나라도 아마 우리나라가 그 어느 나라 못지 않을 것이다.

 

성매매는 아무리 단속해도 멈추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조건 없는 만남 등을 통해서 남녀가 성관계를 하고 돈을 주고 받는 행위까지 무조건 성매매로 일률적으로 범죄행위로 단정하는 것도 문제는 문제다.

 

도대체 개인 간의 성행위를 법에서는 무엇 때문에 그토록 광범위하게 형사처벌을 하려는 것일까?

 

페북 사랑글을 그만 써야 할까? (6)

 

성의 문제는 비단 당사자 간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녀들의 문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젊은 사람들의 임신과 낙태도 심각한 문제다.

 

법률상담을 해보면, 젊은 사람들이 데이트 하다가 임신이 되면 남자가 연락을 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여자가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여자는 낙태하려고 하는데, 남자는 수술비도 주지 않고, 나 몰라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으냐는 상담이다. 혼인빙자간음죄가 폐지되었으니, 물론 형사로 어떻게 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여자가 아이를 낳아서 남자의 친생자로 공부에 올리고 양육비를 청구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다.

 

페북 사랑글을 그만 써야 할까? (7)

 

내가 쓰는 사랑에 관한 글은 이러한 사랑의 양면성에 대해 한번쯤 생각을 해보자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나는 음담패설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내가 직접 경험한 것과 수많은 사건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한 것을 녹여서 글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크리스찬들은 내가 인간의 사랑의 글을 쓰는 것을 종교적인 차원에서 비판하기도 한다. 사랑은 성스러워야 하고, 사랑의 일탈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다.

 

페북 사랑글을 그만 써야 할까? (8)

 

하지만 나도 크리스찬이다. 우리들의 삶이 100% 신앙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은 물로 있겠지만, 내가 쓰는 글은 그와 같이 아주 경건한 신앙인을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이다.

 

아무튼 일부 페친들의 의견을 수용해서 앞으로는 사랑글을 쓸 때 보다 주의를 기울이고, 가급적 사랑글을 적게 쓰려고 한다. 대신 법률 이야기를 많이 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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