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행>

포천군 내촌면에서 산행을 했다. 주금산은 813미터다. 베어스타운 주변에 있는 산이다. 한시간 정도 올라가서 송전철탑 있는 곳까지 갔다.

산 속에 나무가 많아 숲이 우거져 있었다. 계곡물도 깨끗하게 흐르고 있었다. 가을 날 맑은 하늘을 보며 숲 속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싶었는데, 이 상황이 바로 그런 것이었다.

흙을 밟으며 올라가는 길은 너무 좋았다. 아주 정취가 있는 곳이었다. 다소 가파른 길을 올아가야 했기 때문에 땀이 많이 났다. 온통 땀으로 몸이 젖었다. 등산객을 거의 없었다. 왕복 2시간 동안 만난 사람은 5사람 정도였다. 아주 고요함 속에서 좋은 산행을 했다.

다른 나무를 휘감아 올라가는 나무들이 많았다. 그런 나무들에 감기어서 그런지 나무둥지가 굵지는 못했다. 그냥 가느다랗게 높이 자라고 있었다. 어떻게 높은 나무위에 걸쳐 올라가는지 신기했다.

쑥을 뜯어 차에 놓았다. 진한 쑥향기가 난다. 어느 향수가 이와 같은 좋은 향기를 풍길 수 있을까? 그건 자연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입구에 큰 절이 있는데 아주 고요했다.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약수물을 맛있게 마셨다.

내려오다 보니 작은 연못이 있었다. 연못 주변에 오리가 2 마리 놀고 있었다. 지팡이를 집고 오리를 빠르게 따라갔다. 오리 두마리가 뒤뚱거리며 도망간다. 장난 삼아 계속 따라 갔더니 한참 도망가다가 연못 속으로 들어갔다.

다시 건너편으로 나와 길을 따라 내려가기에 또 따라갔다. 맞은 편에서 작은 개 한마리가 올라오고 있었다. 오리 두마리는 나와 개 사이에서 어쩌지 못하고 당황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옆으로 빠져 나가면서 큰 소리를 치고 갔다. 덕분에 오리 엉덩이를 오랫 동안 볼 수 있었다.

오리를 보면서 내가 겪었던 힘든 일들은 모두 거품처럼 연못 속으로 사라져갔다. 그게 인생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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