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의 거리> 갑자기 소나기가 퍼붓는다 빗물의 무게가 삶의 무게만큼 무겁다 빗속에서도 너와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는다 사랑으로 채워지지 않는 거리는 빗물로도 채워지지 않는다 그래도 계속 걸었다 숨이 차 주저앉고 싶어도 삶은 용납하지 않았다 영혼의 빛은 빗속에서도 강하게 분출된다 두 가닥의 빛이 교차되면서 눈부심속에 우리는 포옹한다 초원에서 깊은 잠에 빠질 때에도 비는 멈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