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는 마침표가 없다>
너의 얼굴을 보아도
가라앉지 않았다
밤새 앓던 열병은
네 앞에서도 식지 않았다
열은 너로부터 시작되었으므로
너의 음성을 들으면
빈 공간이 채워질 줄 알았다
귓전에 남아있는
사랑한다는 말에도
갈증은 더해만 갔다
사랑은 항상 수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사랑할수록 아프다는 걸
생각할수록 메어진다는 걸
사랑의 나들목에서 알았더라면
이렇게 쓰라리지 않았을텐데
이렇게 가위 눌리지 않았을텐데
사랑은 홀로 서지 못한다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기대었던 네가 넘어지면
내 마음도 함께 무너진다
운명의 비탈길에서 마주 친
사랑의 검투사를 떠올리며
사랑의 검을 높이 쳐든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낯선 사랑을 위해
비장한 얼굴로 초원을 향한다
우리가 찾은 사랑에
종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은 끝을 모른다
사랑이라는 언어에는 마침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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