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추운가?

한때 영하 18도까지 내려갔다. 정말 칼바람이었다. 너무 추웠다. 그래도 차를 타고 다니니 아무리 추워도 예전처럼 추위를 느끼지는 못했다.

이처럼 날씨가 추워지면, 내가 겪었던 과거의 추위를 떠올리며 지금 추위는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다.

대학교 다닐 때 낙산에 있는 동숭아파트는 정말 추웠다. 산 중턱에 있는 아파트는 벽이 얇았고 특히 5층 꼭대기층이어서 겨울에는 정말 추웠다. 게다가 산 중턱에 있어 바람이 강하게 불어왔다. 전기히터를 켜놓아도 머리가 시려웠다. 그래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야했다.

한겨울에 산에서 내려오거나 올라갈 때 불어오는 바람은 매서웠다. 학교에서 아파트까지 가려면 20분 정도 걸렸다.

해인사 길상암에서 고시공부를 할 때 겨울 밤에 밖에 나가면 정말 추웠다. 날씨가 추우니까 겨울에는 거의 절방 안에서 있고,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그러면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젊은 나이에 에너지가 많은데 방안에 쳐박혀 있으면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러다가 밖에 나가 차가운 겨울바람을 쐬면 정말 시원했다. 춥지만 시원함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군복무를 하면서 나는 전방 철책선에서 총을 들고 경계근무를 하는 사병들을 많이 보았다. 거의 부동의 자세로 매복근무를 하는 전방 GP 수색대원들의 고생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 아프게 했다. 그들의 겨울을 생각하면, 도시에서 차를 타고 다니고,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내가 춥다고 느끼는 건 분명 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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