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아픔>
사랑은 가슴에서 잉태된다. 정신으로 성장한다. 눈물로 소멸한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이별이다. 이별은 사랑이 긴 여정을 마치고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이별은 종착역에서 두 영혼이 갈라서는 것이다.
하얀 눈이 가득 쌓여 있는 설원(雪原)을 지날 때 기차는 행복했다. 꿈속에서 달리는 것처럼 눈꽃을 바라보며 가슴 설레이는 시간을 보냈다. 창밖에 펼쳐지는 무지개빛 환상들을 가슴에 품고 마시던 한 잔의 커피는 지상에서 들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율이었다.
그런 사랑이 어느 날 사라진다. 어디론가 증발된다. 사랑을 잃어버린 남자는 여자를 찾아 다시 눈이 쌓인 곳으로 떠난다. 눈 속에서 길을 잃고 끝내 다시는 도시로 돌아오지 못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이별의 안타까움을 노래한 고려 가요가 있다. ‘가시리’라는 이 노래는 귀호곡(歸乎曲)이라고도 한다.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난/ 바리고 가시리잇고 나난/ 날러는 엇디 살라 하고/ 바리고 가시리잇고 나난/ 잡사와 두어리마나난/ 선하면 아니 올셰라/ 셜온님 보내압노니 나난/ 가시난 닷 도셔 오쇼셔 나난> (가시리 가사 중에서)
가시리는 헤어지면서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애통함을 담고 있다. 그러면서 떠나가는 님에게 다시 돌아올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고려 시대의 가요인 가시리의 전통을 이어 받아, 김소월도 이런 이별의 한을 진달래꽃에서 애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2AM이 다시 ‘죽어도 못 보내’라는 노래로 이별의 안타까움을 강렬하게 노래하고 있다.
‘어려도 아픈 건 똑같아/ 세상을 잘 모른다고 아픈 걸 모르진 않아/ 죽어도 못 보내/ 내가 어떻게 널 보내/ 가려거든 떠나려거든 내 가슴 고쳐내’(2AM,죽어도 못 보내, 가사 중에서)
일찍이 임희숙은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에서 이별의 슬픔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젠 그 누가 있어
이 외로움 견디며 살까
이젠 그 누가 있어
이 가슴 지키며 살까>
(임희숙, 내 하나의 사랑은 가고, 가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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