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의 함정
가을사랑
재테크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보유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높은 이익을 얻는 기법을 뜻하는 이 용어는 재무(財務)와 테크놀러지(technology)의 합성어다. 과거에는 기업체에서 보유자금을 운용하는 방법이 주로 논의되었지만, 금리인하와 부동산가격급등 현상으로 인해 일반인들도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져가고 있다.
재테크를 잘 하는 방법을 써놓은 책들이 잘 팔리고 있다. 그 책을 읽고 있노라면 모두 부자가 되고 노후를 편하게 살 수 있다. 과연 그럴까? 그렇게만 된다면 무엇을 걱정할 게 있을까?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책은 어디까지나 책이다. 성공한 사례들만 모아 놓고 있다. 실패한 사람들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데도 불구하고 실패사례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사업에 실패해서 자살한 사람들은 말이 없기 때문에 책으로 나오지 않는다.
물론 재테크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재테크를 잘 해야 자산을 늘릴 수 있고 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테크를 잘 하기 위해서는 책을 통해 많은 지식도 얻어야 하고, 전문가와 상의해서 기술과 경험을 쌓아야 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우선 실패를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실패의 가능성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감각으로 예측을 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실패한 사람들의 경험담에 귀를 기울어야 한다. 왜 자기 보다 똑똑하고 더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이 그 분야에 투자를 했다가 쪽박을 찼는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정치판에 뛰어 들어 선거를 통한 신분상승에만 눈이 어두워 패가망신한 사람들은 해방 이후 너무나 많다. 많은 사람들이 국회의원 선거에 쫓아 다니다가 집안을 망쳐놓았다. 그들은 땅을 치고 후회를 한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그냥 지나가는 말로 듣고 잊어 버린다. 그래서 오늘도 수 많은 정치지망생들이 선거철이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충분한 준비 없이 사업에 투자를 했다가 전 재산을 날리고 폐인이 되는 사람들도 끊임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들은 운이 나빠서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에서 돈을 버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모르고 대들었던 사람들이다.
돈벌기가 그리 쉬운가? 그렇게 쉬우면 왜 다른 사람들이 돈을 못 벌었을까? 돈버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단순히 직장에서 일을 하고 월급을 받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자기 책임하에 모든 일을 해야 하고,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서는 겸손한 마음으로 철저한 준비를 하고, 위험한 투자를 삼가면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면 된다. 해보자’는 적극적인 투자마인드에 ‘조심해야 한다’는 소극적인 예방대책을 세워가면서 ‘열심히 한다’는 것이 바로 성공의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