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속에 녹아든 사기(1)

 


                                                                       가을사랑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넓은 사회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한정된 울타리 안에서 하던 학교생활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자유롭게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고 있다. 졸업장을 들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사람들은 많은 꿈을 가지고 시작한다. 직업을 갖게 되고, 돈을 벌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과 거래를 하게 되고,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키게 된다. 사회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개인은 상대방을 일단 선량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그 사람의 말을 무조건 믿는다. 오랫동안 학교에서 그렇게 교육을 받았고, 그렇게 생활해 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습관으로 형성되었고, 몸에 밴 것이다.

 

학교에서는 나이 든 사람은 공경하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서로가 믿고 신의를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 거짓말을 하지 말고 정직해야 하며, 남을 속여서는 안 된다. 컨닝을 해서도 안 된다. 따듯한 마음으로 서로 돕고 이해하면서 살아야 한다. 한번 동창은 영원한 친구고, 적이 될 수 없다. 다만, 선의의 경쟁을 했을 뿐이다. 


이렇게 교육을 받은 사람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똑 같은 방식으로 생활한다. 상대방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이고,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현재의 처지가 어떤지 알아보지 않는다.

 

그런데 상대방은 사회생활을 오래 한 유경험자다. 사회생활로 따지자면 대학원을 마치고 박사학위까지 받은 유단자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사회초년생은 태권도로 말하면 하얀띠를 매고 있는 상태다. 검은 때 8단과 하얀 백띠가 서로 대련을 하고 있는 것과 같다. 다만, 도복은 보이지만, 그 때는 속에 감추어져 있을 뿐이다.  


어느 분야건 다 급수가 있다. 사람들은 소박하게 모든 것을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정식의 학교생활만을 생각한다. 그래서 학교 다닐 때 엄격한 규율 아래서 정직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 낭만적인 분위기로 생각하고 살며 행동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생활은 학교생활과는 전혀 다르다. 사회는 학교가 아니다. 사회는 학교와 같은 정형적인 룰이 없다. 너무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살고 있어 전체적인 통제가 불가능하다. 선생님도 없고, 누가 잔소리하는 사람들도 없다. 모두 알아서 살아가도록 되어 있다. 법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 법의 적용은 아주 제한적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법과 무관하게 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다. 기본적으로 자유다. 모든 게 자유라는 이름하에 허용되어 있다. 심지어 사람을 죽이는 것도 자유다. 자신이 선택한다. 살인을 한 다음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면 방법도 없다. 사기를 치는 것도 자유다. 강간을 하는 것도 자유다. 법은 뒤늦게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범인을 잡으러 다니고 난리를 치지만 법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는 없다.


사람들은 이런 제도의 허점을 알고 있다. 그래서 상대방의 무지와 무경험을 이용해서 속여 먹는다. 꽃감을 빼먹는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개인은 직장을 구해야 한다. 취직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기를 당하게 된다. 취업광고는 허위 또는 과장되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러 돈을 들여 사람을 구한다고 하는 광고는 믿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정말로 조건이 좋은 직장은 굳이 광고를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가고 구름떼처럼 몰려든다. 사법시험은 광고를 내지 않고, 그냥 관보에 게시만 하면 알아서들 원서를 내고 시험일자를 놓칠까봐 조바심을 낸다. 잘 나가는 대기업의 경우 취직은 곧 전쟁터다. 일부러 구인광고를 내는 사람들은 어딘가 모르게 속임수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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