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계층의 사기


 

                                                                       가을사랑

 

 


엘리트라 함은 일반적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영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계층을 뜻한다. 엘리트들은 사회에서 많은 교육을 받거나 특별한 재능을 발휘해서 사회적으로 부와 명예, 그리고 권력을 부여받고 있다. 그만큼 개인적으로도 많은 혜택을 누리고 살아간다.


그러나 이러한 엘리특계층은 상대적으로 높은 도덕성과 사회적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 oblige)가 바로 이를 뜻한다. 일반사람들과 달리 이들은 사회적으로 많은 것을 얻고 있으며, 지도자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그들이 개인적인 이기심보다는 사회를 위한 희생과 봉사정신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돈 보다는 명예를 더 중시하기를 기대한다. 도덕적으로 일반사람들보다는 고상하고 윤리적이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을 그렇지 않다.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들이 뇌물 등으로 두사람이나 구속되어 재판까지 받은 바 있다. 국회의원이나 장관, 고위직 공무원들이 수 없이 뇌물로 구속되어 검찰청 앞 포토라인에 서서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대학교수가 표절시비에 휘말려 고생하기도 했다. 대기업총수들이 비자금조성과 업무상횡령, 뇌물공여죄로 법정에 서기도 했다. 성직자들의 성추행사건도 가끔식 언론을 장식하기도 했다. 방송사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프로그램제작과 관련하여 금품을 받고 배임수재죄로 쇠고랑을 차기도 했다.


선거에 의해 시장, 군수가 된 사람들의 부패현상은 루소가 지적한 선출귀족주의(elective aristcracy)의 한국판의 폐해를 증명하고 있는 듯하다. 고위공직자들이 다단계판매회사에 직간접으로 관여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하고,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은 자녀들을 병역면제시키고, 고급호텔에서 수천만원씩 비용을 들여 호화판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수십억원씩 하는 고급 주택에서 초호화인테리어를 해놓고, 몇백만원씩 하는 명품옷을 걸치고 거들먹거리고 살아간다. 도시의 양극화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압구정유행을 풍자하는 개그프로는 오랜 수명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엘리트계층이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 그리고 형성된 인맥을 동원하여 교묘한 수법으로 일반인을 상대로 속임수를 쓰게 되면 그 폐해는 무한정 확대될 위험이 있다. M&A 방식을 통한 주가조작사건, 정경유착에 의한 금융기관부실대출 등이 그 예에 해당한다. 우리 사회는 이런 위험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엘리트의식은 스스로 각자의 전문분야에서의 역할과 기능을 강조하면서 겸손한 자세로 진정 사회를 위해 봉사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사회에서 받은 혜택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했다는 우등생의 인식을 버리고, 주변 사람들과의 친화력을 갖추고,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솔선수범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혼자서 공부를 하는 이기적인 사고와 행동을 그대로 연장시켜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잘나 그렇다는 교만함과 방자함을 보이고, 사치와 허영에 들떠 황폐한 생활을 해서는 사회적인 지탄이 갈수록 커질 것이다.


법과 제도는 사회의 엘리트계층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와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 주어야 하지만, 만일 이들이 자신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사회 일반인의 기대를 저버렸을 때에는 가차없이 비판을 해야 하는 풍토를 조성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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