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의 환상에서 벗어나라


가을사랑



비자금이란 비밀스러운 돈을 말한다. 돈이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사람들은 왜 비자금을 좋아하고 끊임 없이 그것을 만들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비자금 때문에 패가망신을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비자금이란 법률적인 용어는 아니다. 1987년 4월 국세청에서 범양상선 불법외화유출사건에 관한 세무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처음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20여년이 넘도록 지금까지 숱한 기업인들이 비자금 때문에 구속되었다. 삼성그룹에서 조성했다는 비자금에 대해서는 검사 출신의 변호사가 의혹을 공개하였고, 그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특별검사까지 임명되기도 했다. 


비자금(秘資金)이라 함은 기업체에서 비공식적으로 조성하여 사용하는 자금을 말한다. 소위 비밀자금이라는 뜻이다. 기업체에서는 공식적인 명목으로 경비를 지출하기 곤란한 경우에 사용하기 위하여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자금을 마련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비자금이다. 회사에서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거나 정치인에게 뒷돈을 주려고 할 때 경리장부에 제대로 기재해 놓을 수가 없다. 지출명목이 없을뿐더러 그 자체가 불법한 범죄행위이기 때문에 처벌을 받기 위한 증거를 남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 비자금을 조성하게 되는데, 그 수법은 회사의 매출금액을 줄이거나 경비를 과다계상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하청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비밀리에 받기도 한다.


이와 같은 비자금조성행위는 조세포탈과 분식회계, 업무상배임 등의 범죄행위에 해당하게 된다. 회장, 대표이사, 경리담당임직원 등이 모두 공범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이들은 공모하여 회사 비자금을 만들기 위한 조직적인 작업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서로 물고 물리는 약점을 잡히게 된다.


비자금은 기업체를 확장해 나가기 위해 영향력 있는 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을 주거나, 공무원들에 대한 뇌물로 사용된다. 비자금을 뇌물로 줌으로써 기업은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공무원들과 강력한 뇌물고리를 형성해 놓게 되고, 이러한 상생관계는 누이 좋고 매부 좋기 때문에 쉽게 적발되지 않는다. 또한 비자금은 회사 자금을 빼돌려 기업인들의 호화사치스러운 생활로 사용된다.

비자금을 만들고 쓰는 사람과 이것을 받는 공무원이나 정치인들 모두 그로 인한 이익을 볼 때는 좋다고 웃고 있지만, 어느 날 비밀을 알고 있는 제보자의 내부고발이나 다른 사건 수사과정에서 드러나는 비자금의 정체가 드러나면 비자금을 받은 사람들은 뇌물이나 정치자금법위반 등으로 구속되어 패가망신하고, 기업인들은 특별수사와 특별세무조사로 인해 기업체가 부도나게 된다.


결국 비자금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 기업인들은 투명하게 회사운영을 하여야 하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돈을 벌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근로자들과 함께 땀 흘려 일하고, 정직하게 자금을 관리하고 사용하여야 한다. 법원이나 검찰에서도 더 이상 비자금이 기업체의 관행이라는 인식이 용인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와 엄격한 처벌을 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비자금이라는 환상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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