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된 추억
가을사랑
아침에는 대치동쪽으로 해서 출근을 했다. 평소에는 많이 막히는 길인데 오늘은 차량이 별로 많지 않았다. 기름값이 올라서 차량이 덜 다니는 것 같다. 숙명여고 앞에서 택시를 타고 서초역까지 갔다.
점심식사는 한천설렁탕집에서 설렁탕으로 했다. 배 변호사를 만났다. 일요진단 프로를 봤다면서 식성도 비슷한 것 같다고 말을 건넸다. 장 변호사도 함께 있었으니 세월의 무상함이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그때만 해도 세상을 전혀 모르는 철부지 같았는데, 벌써 세월이 흘러 31년이 지난 것이다.
그때는 대위, 중위, 일병의 관계였다. 사람은 거의 변하지 않는 듯하다. 용주골에서 생활하던 추억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오후에는 스님께서 방문하셨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떤 여자가 사업을 한다고 하다가 나쁜 사람들에게 휘말려 재산도 날리고 모든 형사책임을 뒤집어 썼다고 한다. 그래서 징역을 무려 7년 6개월이나 살고 있다고 한다. 교도소에서 열심히 수형생활을 했지만, 작업점수를 제대로 따지 못해 2급이 되지 않았고, 그로 인해 가석방대상도 되지 않아 억울하다고 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인간 사회의 법이란 얼마나 무기력할 수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스님께서는 '함부로 사랑하지 마라'는 책을 잠시 보시더니 한 권 가져가신다고 했다. 신도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이다.
꼬마들과 함께 저녁 식사 후에 둔촌동 재래시장을 갔다. 택시를 타고 갔다. 시장에는 역시 구경할 거리가 많다. 운동화와 양말, 문구류를 샀다. 시장에서 파는 하나에 천원씩 하는 커다란 찐빵을 세 개 샀다. 오다가 택시 기사를 한 개 주었다. 하루 종일 운전을 하고 있으면 얼마나 피곤할까 싶었다. 보통 찐빵이 아니라 그랬는지 무척 고마워한다.
인터넷 바둑을 두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실력이 더 떨어지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너무 잘 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