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사기를 당하지 않는 방법
가을사랑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한정된 울타리 안의 학교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다. 졸업장을 들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사람들은 많은 꿈을 가지고 시작한다. 직업을 갖고 돈을 번다.
낯선 사람들과 거래를 하게 되고,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키게 된다. 사회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상대방을 선량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무조건 믿는다. 오랫동안 학교에서 그렇게 교육을 받았고, 생활해 왔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나이 든 사람을 공경하고, 친구 사이에서는 신의를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 거짓말을 하지 말고 정직해야 하며, 남을 속여서는 안 된다. 따듯한 마음으로 서로 돕고 이해하면서 살아야 한다. 한번 동창은 영원한 친구이며 적이 될 수 없다.
이렇게 교육을 받은 사람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똑 같은 방식으로 생활한다. 상대방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이고,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현재의 처지가 어떤지 알아보지 않는다.
그런데 상대방은 사회생활을 오래 한 유경험자다. 사회생활로 따지자면 대학원을 마치고 박사학위까지 받은 유단자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사회초년생은 태권도로 말하면 하얀 띠를 매고 있는 상태다. 검은 띠 8단과 하얀 띠가 대련을 하는 것과 같다.
어느 분야건 다 급수가 있다. 사람들은 소박하게 모든 것을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학교생활만을 기준으로 생각한다. 학교 다닐 때 엄격한 규율 아래서 정직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 낭만적인 분위기로 생각하고 살며 행동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생활은 학교생활과는 전혀 다르다. 사회는 학교가 아니다. 사회는 학교와 같은 정형적인 룰이 없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살고 있어 전체적인 통제가 불가능하다. 선생님도 없고, 누가 잔소리하는 사람들도 없다. 모두 알아서 살아간다. 법은 있으나 법의 적용은 아주 제한적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법과 무관하게 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다. 기본적으로 자유다. 모든 게 자유라는 이름하에 허용되어 있다. 심지어 사람을 죽이는 것도 자유다. 자신이 선택한다. 살인을 한 다음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면 방법도 없다. 사기를 치는 것도 자유다. 강간을 하는 것도 자유다. 법은 뒤늦게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범인을 잡으러 다니고 난리를 치지만 법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는 없다.
사람들은 이런 제도의 허점을 알고 있다. 상대방의 무지와 무경험을 이용해서 속여 먹는다. 곶감을 빼먹는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개인은 직장을 구해야 한다. 취직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기를 당하게 된다. 취업광고는 허위 또는 과장되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부러 돈을 들여 사람을 구한다고 하는 광고는 믿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정말로 조건이 좋은 직장은 굳이 광고를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가고 구름떼처럼 몰려든다. 잘 나가는 대기업의 경우 취직은 곧 전쟁터다. 일부러 구인광고를 내는 사람들은 어딘가 모르게 속임수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들이 돈을 투자해서 회사를 차려놓고 느닷없이 사장 자리를 제안하는 경우는 바지 사장을 앉혀 놓고 나중에 사기를 친 후 법적인 책임을 지도록 하기 위한 술수다. 이 때문에 사장이라고 폼을 잡다가 몇십억원의 책임을 지고 징역까지 가는 사람도 있다.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어음을 위조해서 사기를 치는 조직들이 대개 그렇다.
사회생활 가운데 많은 사기는 돈을 빌려주고 못 받는 경우다. 학교 다닐 때는 그런 거래가 없다가 사회에 나와 높은 이자를 준다는 유혹에 넘어가거나 딱한 사정을 하소연하니 마음이 약해 돈을 빌려주었는데 받지 못 하는 것이다. 돈을 빌려주고 떼어 먹혀 손해를 보고, 그 돈을 받으러 다니는 과정에 시간을 허비한다.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입게 된다.
아는 사람으로부터 보험에 가입하라는 권유를 받는데 조건이 좋지 않은 종목에 가입하게 된다. 제대로 내용을 파악하지 않고 가입하기 때문에, 장기간 보험료만 납입하고 얻는 것은 거의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보험모집원 자체가 초보라 잘 모르거나 가입실적금이 높은 종목만 권유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에 투자하면 절대로 값이 오르지 않는 곳만 골라서 사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부동산 값이 폭등해서 떼부자가 되는데 자신이 산 땅은 십년이 지나도 똑 같은 가격에 머물러 있다. 주식에 투자하면 얼마 안 있어 깡통이 된다.
벤처에 투자해도 손해만 본다. 퇴직금을 받아 식당을 하면, 개업할 때만 기분이 좋지 시간이 가면 파리를 날리고 문을 닫게 된다. 동업을 하면 투자할 때만 대우를 해 주지, 일단 돈이 들어가면 투자자를 귀찮게 생각하고 상대를 해주지 않는다. 결국은 친했던 사람이 원수가 되고 법적 분쟁이 시작된다.
남녀 간의 애정관계에 있어서도 진실성은 찾아보기 어렵고 많은 경우 사기를 당한다. 혼인빙자간음을 당하기도 하고, 무책임한 강간을 당하기도 한다. 허풍쟁이를 만나 결혼한 후에 모든 책임을 다 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심지어 사실혼관계에서 아이까지 낳은 사람들이 초혼인 것처럼 결혼하다가 들통이 나기도 한다.
무슨 일이 생기면 파리떼처럼 달라붙어 사건을 해결해주겠다는 브로커들이 들끓고, 돈을 받아 먹는다. 공무원을 사칭하기도 하고, 대통령 친익척을 팔기도 한다. 모든 거래에는 커미션이 따르고 검은 거래가 판을 친다. 어려운 살림에 전세를 들어갔다가 집주인이 경매를 당하는 바람에 함께 쫓겨나는 설움을 당하기도 한다. 돌팔이 의사에게 성형수술을 받았다가 얼굴을 망치기도 한다.
한국에서 살기 싫다고 이민간 사람들이 미국 땅에 내리자 말자 현지 정착을 돕겠다는 교포들로부터 사기를 당해 재산을 날리기도 한다. 중국에 왔다 갔다 하면서 연변에 사는 조선족들을 한국에 입국시켜 주겠다고 사기를 치고, 조선족들은 한국 사업가들을 속여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많은 기업체들은 해외사업을 한다고 하면서 거액을 사기당하기도 한다. 국제결혼사기도 적지 않다.
이런 과정에서 개인은 크고 작은 사기를 경험하고 속을 앓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심한 경우 가정이 파탄나기도 한다. 때로는 사기를 당해 재기하지 못하고 자살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치명적이지는 않더라도 사기를 당하면 인간성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 사기를 당하고 법에 호소를 하지만 법은 과연 누구 편인지 애매모호하다.
사기꾼은 사기친 돈을 가지고 변호사를 선임해서 법망을 빠져 나간다. 유전무죄의 법칙도 여전히 유효해서 좀처럼 실형을 살지도 않는다. 교도소에 들어갔다가도 용케 다시 나온다. 산소마스크는 이때 단골분장품이다. 휠체어 역시 등장한 지 오래다. 구속집행정지, 형집행정지제도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외국으로 도망가거나 국내에서 잠수를 타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출국금지제도가 있고, 기소중지제도와 체포장이 있지만 도망친 사기범이 순순히 잡히리라고 믿는 사람들은 형사소송법을 만든 사람들뿐이다. 민사재판을 열심히 하지만 재산을 다 빼돌린 상태라 판결문은 휴지조각이 되고 만다.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까?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녹아 스며들어있는 사기풍토, 사기현상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그것은 우리 모두의 과제다. 부끄럽지 않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근본적인 관점에서 새로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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