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사기공화국이다

 

가을사랑

 

아파트분양원가를 공개하고 부동산값을 확실하게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너무 강력해 보여 안심하고 있던 국민들은 강남의 아파트값 폭등에 기절하고 말았다. 일반 사람들이 앞으로 강남성(江南城)에 들어와 살기는 하늘에 있는 별을 따는 것처럼 요원해 보인다.

 

몇십년 동안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군대를 유지하고 전투장비를 현대화하고 있다기에 국방력은 북한보다 우위에 있다고 믿고 있었던 예비역 군인들은 북한의 핵무기실험에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줄기세포연구가 세계적인 기술개발로서 곧 노벨상을 탈 것이라고 들떠 있던 검찰수사과정에서 과학분야에서도 속임수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눈에 뜨게 되었다.

 

한국적 다단계회사로서 미국의 Amway를 누르고 세계시장을 제패할 것 같았던 제이유그룹의 회장의 사기사건으로 수십만명이 4조원이 넘는 금액을 손해보았다는 보도는 우리 사회가 풍랑을 만난 배와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바다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사람들은 무슨 싱싱한 횟집을 말하는 것인가 하고 낭만적으로 생각했지만, 그것이 수많은 사람들을 도박에 중독시키고 인생을 파탄시켰다는 사실에 어이없어했다. 무언가 흑막이 있을 법한데 검찰수사는 몇달씩 특별수사를 벌였지만 별로 성과가 없었다.

 

이런 저런 사정을 종합하면 대한민국은 사기공화국이라는 결론이 내려진다. 누가 부인할 수 있겠는가?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크고 작은 속임수, 무책임이 드러나고 있다. 그것은 거대한 조직적인 사기일 수도 있고, 개별적인 기망일 수도 있다. 아니면 상대방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리사욕을 채우겠다는 비양심적인 사고와 행동이다.

 

6.25전쟁 때도 정부는 국민들에게 계속해서 안심을 시키려고 했다. 한강다리를 폭파하면서도 전선은 무너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를 믿고 있었던 사람들은 피난을 제때 하지 않고 있다가 억울하게 희생됐다.

 

젊은이들은 군대를 가서 고된 훈련을 받으면서도 나라를 위해 당연한 것이며 모든 대한민국 남자면 똑 같이 해야 하는 국민의 4대 의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돈을 쓰고 군대를 면제받았다. 거기에는 병무청 직원들의 조직적인 뇌물고리가 숨어 있었다.

 

남들은 군대 가서 고생하고 있는 동안, 공부를 더해 좋은 직장에 가서 먼저 자리를 잡고 큰소리를 치고 있었다. 군대를 갔다 온 사람들은 무언가 거대한 사회구조에 속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선거를 할 때마다 지키지도 않을 선거공약은 그동안 너무 많이 남발되어 이제는 公約인지 空約인지 조소거리로 전락되고 말았다.

 

정치인이나 공무원에 대한 신뢰는 너무 추락해서 좀처럼 회복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들이 수십년동안 보여주었던 부정직성과 위선은 국민들에게 너무나 깊은 상처를 주었기 때문이다.

 

기업인들이 그동안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하여 국가경제에 기여한 바는 높이 평가해야 하지만, 기업인들의 분식회계는 관행이라고 너나 할 것 없이 이루어졌고, 비자금 조성과 업무상횡령은 일상의 일처럼 되었다. 자녀들에 대한 독점적 상속을 해주는 과정에서 편법증여 등의 시비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크고 작은 사기사건을 직접 경험하게 된다. 취업사기부터 시작해서, 결혼사기, 차용사기, 부동산사기를 당한다. 많은 국민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가면서 부동산붐이 불면 부동산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보고, 주식열풍이 불면 그에 휩쓸려 깡통을 찼다.

 

정부에서 벤처바람을 일으켜 그 바람을 쏘이다가 거지가 되고 말았다. 신용카드남발로 인해 많은 소시민들이 신용카드연체로 인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IMF의 무서운 한파로 인해 서울역 앞 노숙자들은 급증했고, 사회적 무관심 속에 동사하는 비참한 최후를 마치기도 했다.

 

이제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신뢰를 상실하고 서로 속고 속이는 사회가 되었는지 냉철하게 그 원인을 분석해 보아야 한다. 그 피해자와 가해자는 과연 누구인가?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이렇게 방향을 잃고 표류하지 않도록 서로 어우러져 함께 믿고 열심히 살 수 있는 분위기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대책을 찾아야 한다.

 

이 책에서는 사기라는 진부해 보이지만 중요한 화두를 가지고 우리 사회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진단해 보고자 한다.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부패하고, 도덕적으로 혼란스러우며, 불신풍조가 만연해 있는지 그 원인과 치유방법, 개선방향에 관해 열린 마음으로 논의해 보려고 한다. 나 스스로 반성해야 할 점이 많지만, 우리 모두 우리의 후손이 계속해서 살아나가야 할 우리 사회, 우리 국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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