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빌려주고 바보가 된 사람 이야기

 

가을사랑

 

철수는 평소 가깝게 지내던 병진에게 3천만 원을 빌려주었다. 좋은 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월 3부의 이자를 줄 테니 돈을 빌려 달라는 것이었다. 은행 이자가 워낙 낮아 은행에 넣고 있으면 인플레가 되어 화폐가치도 떨어질 것 같은데 마침 믿을 수 있는 병진이 돈을 꾸어 달라고 하니 별 생각 없이 돈을 빌려주었다.

 

3개월은 꼬박 이자를 제 날짜에 주었다. 공돈이 생기는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았다. 한달에 90만 원이 들어오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가? 그러다가 지금은 원금을 날리고 병진과는 원수가 되었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자. 철수는 얼마나 위험한 일을 했던 것인가? 제3자의 입장에서 두 사람의 거래과정을 보면 처음부터 돈을 떼어먹힐 것이 눈에 뻔히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도 철수는 속고 만다. 아니 속고 나서도 병진의 사정을 거꾸로 이해하려고 드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말해봐야 본인만 바보가 된다. 고리대금업자로 소문이 나기도 한다.

 

우선 철수는 병진의 겉만 알았지 진짜 속을 알지 못했고, 알 수도 없었다. 사람 속을 어떻게 알겠는가? 누가 사기를 친다고 말을 하겠는가? 아주 자연스럽게 물이 흘러가듯이 사기를 치는 것이다. 좋은 사업을 해서 어떻게 월 3부의 이자를 줄 수 있겠는가?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자기 자본 아니면 은행이자를 얻어서 해도 성공하기 힘든 세상이다. 적자를 보지 않으면 다행인 현실이다. 그리고 은행이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지 못할 사정에 있는 사람에게 돈을 꾸어주는 것은 돈을 허공에 던지는 것과 같다. 사기죄로 형사고소해도 잘 처벌이 되지 않는다. 사기죄의 증명이 어렵기 때문이다.

 

돈이 없는 병진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해서 판결문을 받아야 집행할 수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결국 철수는 이러한 차용사기의 기본 원리를 전혀 몰랐기 때문에 돈 잃고 바보가 되었고 가까운 친구를 잃게 된 것이다. 애진작 이런 ‘사기를 당하지 않는 지혜’ 코너를 읽고 정신을 차렸어야 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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