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모진 운명 ①
은영은 매우 모범적인 직장 여성이다. 이 회사에 들어온 지도 벌써 6개월이 되었다. 다른 곳에서 직장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어, 비교적 빨리 적응했다. 입사한 지 3개월이 되던 때에, 은영은 사장의 눈에 들었다.
그래서 비서실에서 근무를 하도록 했다. 은영은 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러나 끝내 전공인 미술은 계속하지 못하고, 회사에 취직애서 사무일을 보게 되었다.
은영은 가정이 넉넉하지 못했다. 그래서 은영이 직장생활을 해서 부모님을 부양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하나 있는 동생은 아직 대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어느 날 회사의 부회장과 실무자 3명이 해외 출장을 갔다. 부회장은 은영도 같이 가자고 했다. 그룹의 부회장이 은영도 출장자 명단에 넣도록 한 것이었다.
은영은 특별히 영어를 잘 하는 것도 아닌데, 자신이 부회장을 수행하여 일본까지 가게 된 것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은영의 남자 친구는 이런 사실을 알고, 왜 따라 가느냐고 따졌다.
“네가 가서 할 일도 없잖아? 그런데 왜 여비서가 일본까지 따라가서 무엇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아? 혹시 부회장이 심심하니까 데리고 가서 놀려고 하는 건 아닐까?”
“글세, 모르겠어. 이 회사의 생리를 아직 정확하게 모르니까. 하지만, 어쩌겠어. 부회장이 내가 필요하다고 출장을 같이 가자는데, 거절할 수 없잖아?”
“응. 알았어. 하지만 출장가더라도 꼭 필요한 비즈니스만 하고, 남자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거나 노래방 같은 곳에는 가지 마.”
“물론이지. 내가 여직원이지, 남자들 놀이개는 아니잖아.”
사랑의 모진 운명 ②
은영은 부회장 일행과 일본 도쿄로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출장을 갔다. 가서 은영이 하는 일은 그냥 부회장 일행을 따라 다니는 일이었다. 특별히 차심부름을 할 일도 없었다. 주로 호텔 비즈니스품에서 회의를 하고, 거래 업체 회사를 방문하고,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데 동석하는 것이 전부였다.
출장 일정 마지막 날 밤에, 부회장은 갑자기 은영을 자신의 방으로 오라고 했다. 어떤 서류를 가져다 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약국에 가서 약을 사다달라고 했다.
술을 많이 마시고 속이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부회장은 원래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었다. 담배도 계속 피웠다. 나이는 60살이 거의 다 되어가고 있었다.
돈이 많아 서울에서 최상류층에 속했다. 부인도 미인이라고 들었고, 자녀들도 모두 출세해서 떵떵거리고 사는 집안이었다.
은영은 부회장의 심부름이 못마땅했다. 같이 따라간 남자 직원도 있는데, 왜 하필 여자인 자신을 호텔방으로 오라고 하고, 약을 사가지고 오라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은영은 부회장의 말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룹의 부회장이란 막강한 자리다. 모든 사원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었다. 남자 직원들은 부회장 앞에 가면 벌벌 떨었다.
부회장은 성격이 급하고 무서운 사람이었다. 직원들이 조금만 잘못하면 큰소리로 난리를 치고, 심지어는 재떨이를 집어던지기도 했다는 전설이 있다.
가난한 집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자수성가한 사람이었다. 의지가 강했고, 그룹 회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었다.
은영이 부회장의 지시대로 약국에 가서 약을 사가지고, 요구한 서류를 가지고 호텔방으로 갔다. 부회장은 목욕가운만 걸치고 있었다. 은영은 민망했다. 호텔방에서 남자와 단 둘이 있는데, 그것도 목욕가운만 입고 쇼파에 앉아 있으니 경우가 없는 사람 같았다.
사랑의 모진 운명 ③
부회장은 쇼파 맞은 편에 앉으라고 했다. 그리고 서류를 보면서 몇 가지 지시를 했다. 그리고 약을 먹기 위해서 물을 가져오라고 했다. 여비서로 생각하고, 출장 나와서까지 그대로 시켜먹는 것이었다.
은영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비서릐 지위에서 부회장이 하라는 대로 했다. 어쩔 수 없었다. 부회장은 미리 가지고 온 와인을 꺼내 은영과 함께 마시자고 앴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지? 호텔방에서 둘이서 와인을 마시고 있으면 이상하지 않을까?’
그러나 싫다고 말을 꺼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자. 편하게 앉아서 술이나 마시자. 아무 걱정하지 말고. 그리고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애로사항이 있으면 맗래 봐. 내가 다 해결해 줄테니.”
“예. 부회장님!. 아무런 애로사항도 없어요. 다만, 이렇게 부회장님 방에 오래 있으면, 다른 직원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요. 혼자 편히 쉬세요.”
“아냐. 걱정하지 마. 그리고 왠지 오늘은 같이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
부회장은 은영의 의사를 무시하고, 와인을 두 병이나 마셨다. 은영에게도 곗혹 와인을 마시도록 강요랬다. 은영은 술이 약했다. 와인을 몇 잔 마셨더니 벌써 취기가 올라왔다. 얼굴도 빨개졌다. 부회장은 술에 취한 것 같았다.
은영은 더 이상 있다가는 곤란할 것 같아서 일어나서 나오려고 했다. 그러자 부회장은 은영의 팔을 잡아서 다시 의자에 앉혔다. “괜찮아. 조금만 더 있다가 가요.”
은영은 정맘 란감했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내가 술집 여자도 아니잖아? 이 영감이 정말 주책이구나!’
하지만 쉽게 뿌리치고 나올 수도 없었다. 부회장이 화를 내면 회사를 더 이상 다니기가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부회장은 분명 나를 다른 것을 핑계 삼아서 회사에서 내쫓거나 다른 보직으로 옮길 거야. 큰일인데, 이를 어쩌지?’
그렇다고 이런 상황에서 은영은 자신에게 남자 친구가 있다는 말을 꺼낼 수도 없었다. 부회장은 계속해서 술을 마시고, 은영에게도 권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은영을 일으켜 세운 다음 침대로 갔다. 은영은 당황했다.
사랑의 모진 운명 ④
‘아니. 부회장님. 이러시면 안 돼요. 이러지 마세요.“ 은영은 애원했다. 하지만 부회장은 큰 덩치로 은영을 침대에 눕혔다. 심한 폭행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죽이겠다고 협박을 한 것도 아니었다.
갑자기 이런 상황이 되니 은영은 적극적으로 반항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좋아서 자발적으로 침대에 누운 것도 아니었다. 부회장은 불을 껐다. 그리고 은영을 껴안고 있었다.
은영은 기가 막혔다. 다른 사람 같으면 발버둥을 치고, 난리를 쳤을 것이다. 죽을 힘을 다해 저항하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을 것이다. 함께 출장을 간 남자 직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것이다. 호텔 프론트 데스크로 전화를 해서 도움을 요청했을 것이다. 로밍해 간 핸드폰으로 남자 친구에게 연락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은영은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그냥 공황상태에 있었다.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부회장은 은영을 침대에 눕히고, 애무를 시작했다. 은영은 정말 싫었다. 소름이 끼쳤다.
서른 살밖에 되지 않은 은영을 60살이 넘은 부회장이 애무를 하니 징그러웠다. 그냥 자포자기 상태에서 당하고 있었다. 부회장은 술에 취해서인지 오래 성관계를 하지는 않았다. 일을 마치고, 미안하다고 했다. “미안해. 너무 이쁘로 매력적이어서 내가 참지 못했어. 정말 미안해, 이해해 줘.”
은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일어나 옷을 입고 자신의 호텔 방으로 돌아왔다 부회장의 것을 샤워로 깨긋이 털어냈다. 은영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동경의 밤은 조용했다.
속이 상했다. ‘내가 이렇게 당하다니. 정말 이상해. 왜 강하게 뿌리치지 못했을까? 싫다고 거부하지 못했을까?’
이튿 날 아침, 은영은 방에서 나가지 않고 있었다. 호텔 식당에서 조식을 한다며, 같은 일행 남자 직원들이 내려 오라는 것을 몸이 아파 아침 식사는 하지 않겠다고 핑계를 댔다.
하지만 식사 후의 다른 일정에는 참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은영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부회장 일행과 일을 보고 서울로 돌아왔다.
은영의 고민은 시작되었다. 이렇게 억울하게 당한 것을 어떻게 해야 하나? 남자 친구에게 말을 할 용기는 없었다. 만일 이야기하면 난리를 칠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부모님께 말할 수도 없었다. 가까운 친구에게 말할 수도 없었다.
충분히 거절하고 반항했으면 부회장이 폭행이나 협박을 해서 강간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도대체 내가 당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혀 원치 않는 성관계를 당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하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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