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모진 운명>

밤이면 그 차를 타지 않았을 것이다. 밤에 자가용을 얻어 탔다가 봉변을 당했다는 뉴스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밤에 낯선 차를 무턱대고 탄다는 것은 매우 무모한 일이다.

일단 차에 탄 이상 마음대로 내릴 수 없다. 목적지로 가지 않고 교외로 끌고 가서 강간을 하거나 강도짓을 하는 나쁜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조심해야 한다.

경희는 대낮에 젊잖게 넥타이를 맨 사람이 자가용을 대고 태워주겠다니 크게 걱정할 일은 없었다. 더군다나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택시를 잡으려는 모습을 보고 호의를 베풀겠다고 하는 것이 확연히 보이니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런 마음씨가 고마웠다.

얼마나 삭막한 세상인가? 남이 아무리 고통을 받아도 별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혼자 타고 다니는 자가용들이 줄로 늘어서 있어도 바빠서 택시를 못잡고 있는 사람에게 태워주겠다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잘못 호의를 베풀려고 했다가 무안을 당하는 경우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사회는 매우 달라졌다. 외롭고 고독을 느끼게끔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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