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188)
그래서 가끔 정치부 기자들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오기도 했다. 사람들은, ‘요새 같은 극심한 불황에 어떻게 생각하고 큰 투자를 클럽에 했느냐?’ ‘강남의 클럽들이 다 문을 닫는 추세인데, 박 상무는 무슨 배짱으로 인수했느냐?’ ‘클럽의 실제 소유자는 정치인인가, 재력가인가, 연예인인가?’ 등의 질문을 퍼부었다.
하지만 박 상무는 그런 우매한 질문에는 늘 웃으면서 염화시중의 미소로 답했다. 세상 일, 남녀 사이의 일, 술집 문제에 대해서는 꼭 직문직답을 하거나, 사실조사를 받는 것처럼 답할 문제가 아니고, 이심전심으로 알아서 답을 얻으라는 태도였다.
그런 미묘한 태도 때문에 ‘데스 밸리’ 클럽과 ‘박 상무’의 존재는 장안에 화제거리로 급부상되었다.
뿐만 아니라, ‘데스 밸리’ 클럽에 있어서는 상무가 아니라, 전권을 휘두르는 ‘박 사장’ 또는 ‘박 회장’, ‘박 여사’로 불리워졌다. 박 상무가 심혈을 기울여서 데스 밸리의 체제를 재정비했다.
우선 중요한 포지션에 모두 스튜디어스 출신의 여성으로 전진 배치했다. 영업도 잘 못하고 잘난 척이나 하는 남자들은 여성 파워에 밀려 모두 구조조정되었다.
끝까지 버티고 나가지 않고 일을 하겠다고 우기는 남자 몇 명은 보직은 영업직이나 관리직에서 화장실 청소 담당으로 바꾸었다. 그러면서 영업 개시 전과 개시 후에는 여자화장실 청소까지 맡겼다.
그리고 일부러 아는 여자들을 시켜서 화장실 앞에서 청소를 하면서 여자들을 응큼한 눈으로 쳐다보았다고 트집을 잡아 시말서를 쓰도록 했다.
성경에도, ‘눈으로 간음하는 것도 간음이고, 마음 속으로도 간음하지 말라’고 했는데, 왜 남자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나오는 여자를 더러운 눈으로 쳐다보는 것은 죄악이라고 주장했다.
영업 및 관리를 담당했던 남자들은 이런 여자의 편향적인 시선을 다툴 수 방법은 없었다. 그래서 그 남자 직원들은 한 달 이내에 모두 사표를 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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