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196)

 

영미는 사장의 의사를 김 과장에게 알렸다. 김 과장은 흥분했다.

영미 씨, 사장은 원래 그런 사람이예요. 아주 나쁜 인간이예요. 그런 악인은 가만 두면 안 돼요. 변호사와 상의해서 혼을 내주도록 해요. 늙은 사장이 나이 어린 여직원을 꼬셔서 성관계를 했다면 분명 무슨 죄가 될 것 같아요. 감방에 보내도록 해요. 내가 모든 걸 책임질 테니.”

 

그건 안 돼요. 모든 건 내가 동의하고 응해서 이루어진 일이예요. 그리고 사장님은 그동안 나에게 잘 해주셨서요. 내가 사장님 전화를 안 받고, 그 즉시 문자라도 보냈어야 하는데, 내가 너무 속이 상하고, 충격을 받아 아무 전화도 받지 않으려고 전화를 꺼놓았던 게 잘못이예요. 조용히 회사를 떠날 게요. 그리고 다른 직장을 구하면 돼요.”

 

마침 영미는 사장과 밀애를 즐기는 동안 사장이 준 돈으로 강남에서 제일 좋고 잘 한다고 소문이 난 성형외과에 가서 거액을 주고 성형수술을 받아 그 전과는 외모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그래서 달라진 미모를 가지고 취업전선에 나서면 순식간에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얼빠진 늙은 사장들이 비서로 쓰겠다고 혈안이 될 것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여론 조사결과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사장이 나가라고 해도 별로 겁을 내지 않았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사장도 사실 영미에게 회사를 그만 두고 다른 직장을 알아보라고 공갈은 쳤지만, 만일 영미가 발끈해서 사표를 내면 즉시 수리하지 않고 또 고민을 해야 할 입장이었다.

 

사업을 오래 해서 영미와의 사랑 싸움에도 조조나 유비, 제갈공명 같은 고도의 전략과 전술을 머릿속에 넣고 있었다.

 

그래서 맹 사장은 늘 복잡하게 사는 사람이었다. 사업도 늘 이런 식으로 술수를 쓸 생각을 하니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그리고 본부인(本婦人)뿐 아니라 여러 명의 여자를 동시에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려면 그것은 사업하는 것보다 100배 더 힘이 들었다.

 

성관계를 응대해주는 여자의 입장에서는 그 여자가 그때그때 돈을 얼마 받고 하는 성을 사고 파는 홍도가 아니라면 나름대로 여자로서의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질투심이 있고, 이기심이 가득 차 있어 함부로 다루면 안 된다.

 

맹 사장 주변에 많은 여자들이 동시에 가득 차 있지만, 한 여자와 잠자리를 할 때에는 잠자리 전 후 각 24시간동안에는 오직 그 여자 한 사람, ’하나의 사랑뿐이라는 인식을 확고하게 그 여자에게 심어주어야 했다.

 

그래야 그 여자가 까탈을 부리지 않고, 순순히 성관계에 응해줄 뿐 아니라, 맹 사장이 그 여자에게서 기대하는 최고 수준의 당도 높은 섹스의 진수, 묘미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각도에서 본다면 맹 사장은 여자를 다루고, 연애를 하는 분야에서는 한국 최고의 챔피언, 금메달리스트, 황태자임에 틀립 없었고, 곧 기네스북에 오를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런 여자다루기, 불륜의 연애, 섹스의 화신은 어디까지나 혼자만의 문제고, 일반인에게 공개할 수 없는 것이다.

 

청소년축구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 국민적 영웅이 된다. 헤비급 참피온이 되면 권투계의 영웅이 된다. 식당에서 매출을 많이 올리면 TV에 나가서 음식의 달인이라고 한 시간 동안 계속해서 자랑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맹 사장의 기술이나 경험, 노하우는 TV에서 출연기회도 주지 않겠지만, 혼자 돈을 들여서 ’1인 방송유투브에서 30분 강연을 했다가는 당장 미친 놈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하기야 비슷한 성향으로 약간 이상한 시청자 100명 정도는 댓글을 달면서 온갖 찬사를 보낼 수도 있는 것이 오늘 날의 서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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