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252)

 

생선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음대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아버지가 하던 호프집이 그럭저럭 되었다. 그래서 아버지의 뒷바라지로 음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음대에 들어가려면 렛슨도 받아야 하고, 사교육비도 만만치 않았다.

 

아버지는 늘 불평을 했다. ‘여자도 아닌 남자 녀석이 음악을 해서 어떻게 먹고 살 수 있을까? 취직이 불가능할 텐데, 나중에 장가도 갈 수 없을 것 아니냐?’

 

더군다나 실용음악도 아니고, 성악을 하면 돈을 벌 수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다고 방탄소년 같은 아이돌이 될 가능성도 없어 보였다.

 

아버지는 생선이 공부는 열심히 하지 않고 놀다가 음대에 간다고 하니까 한심하게 생각은 했지만, 하는 수 없이 대학에 보내주었다.

 

생선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기타를 들고 다니고, 드럼 같은 것을 배웠다. 이 때문에 생선을 좋아하는 여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음대에 들어가서 성악을 전공하기는 했지만, 원래 커다란 소질이 없어서인지 별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4학년이 될 때까지 다수의 여학생들과 연애를 했다.

 

그런데 4학년이 되면서 아버지가 다단계에 빠져 파산을 했다. 식당을 오래 해서 자리를 잡고 편하게 살 수 있었는데, 평소 알고 지내던 보험회사 직원이 끌고 들어가서 다단계회사에 투자를 하게 되었다.

 

그 회사는 달러나 유로화 같은 외화를 쌀 때 사거, 비쌀 때 파는 방법으로 단기차익을 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투자하면 한 달에 10%나 되는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했다.

 

아버지는 투자설명회에도 참석했다.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도 사무실이 으리으리했다. 회장이 있고, 사장이 따로 있었다. 외환전문가라고 하는 외국인도 있었다. 회사 벽에는 주로 영어로 많은 것을 써놓고 있었다.

 

설명회 때 몇 사람이 나와서 자신들이 이 회사에 투자해서 단기간에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지 성공담을 알려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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