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62)

 

숙경은 외아들의 아이를 임신했다. 임신 5개월이 된 상태에서 두 사람은 중국 여행을 갔다. 5박 6일의 단체여행을 갔다가 버스가 마주 오던 트럭과 충돌하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 때문에 숙경의 아이는 유산되고, 외아들은 현장에서 즉사하는 비극을 겪었다. 숙경은 병원에서 오래 입원해 있다가 퇴원하고 서울 생활을 정리했다.

 

남편이 받을 모든 손해배상금은 숙경이 받았고, 남편 앞으로 되어 있던 재산도 모두 숙경이 단독으로 상속을 받았다. 이럭 저럭 해서 숙경은 재산이 30억원이 되었다.

 

숙경은 서울 생활에 정이 떨어졌고, 사랑했던 남편이 없고, 뱃속에 있던 아이마저 유산되자 서울이 무서워졌다.

 

그래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으로 돌아온 숙경은 작은 화실을 하나 차리고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었다. 아무도 만나지 않고 은둔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숙경은 우둔을 만나서 서로 연애를 하고 있었다. 이런 사실을 알고 만점이 또 나타나서 숙경에 대한 권리주장을 하는 것이었다.

 

만점의 주장은 이랬다. “원래 숙경은 내 애인이었어. 그리고 나에게 처녀성을 바쳤던 여자야. 그리고 내 아이까지 가졌다가 사정상 불가피하게 낙태를 했던 거야. 그리고 숙경은 나만을 사랑하는 여자야. 그러니까 너는 손을 떼는게 좋아. 그렇지 않으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만점은 이미 결혼해서 살고 있으면서 이런 억지주장을 하는 것이었다. 물론 숙경이 돈이 있기 때문에 숙경을 가지려고 하는 속셈이었다. 우둔은 이번에는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다.

 

“너는 정말 나쁜 인간이구나! 숙경이 너에게 처녀를 바친 것도 아니고, 네가 강간을 했던 것이라면서. 그리고 낙태를 한 것도 네가 책임을지지 않고 버렸기 때문이고, 나와 관계를 끊었던 것도 너잖아? 뿐만 아니라 숙경이 비참하게 되어서 고향을 떠난 다음에도 너는 다른 여자와 바람이나 피다가 지금은 결혼까지 한 사람이 어떻게 지금 와서 숙경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거야?”

 

우둔은 만점과 같이 숙경을 만나서 누구를 좋아하는지 확실하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숙경은, “당신들 두 사람 모두 좋아하지 않아요. 이제는 나에게 두 사람 다 나타나지 말아요.”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런 상황을 보고 우둔은 더 이상 숙경에 대한 관계를 유지했다가는 골치가 아플 것이고, 만점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고 숙경에 대해 손을 떼었다.

 

그 후 만점은 계속해서 숙경을 괴롭혔고, 그 때문에 숙경은 화실을 정리하고 커피숍을 아는 사람에게 맡긴 다음 고향을 떠나 부산으로 가버렸다.

 

이 때문에 우둔은 만점과 원수가 되었다. 만점만 생각하면 치가 떨렸다. 그리고 만점 때문에 숙경을 놓친 것이 그렇게 아깝고 한이 되었다.

 

이런 사실을 민첩이 나이 들어 알게 되었고, 민첩 역시 만점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인 우둔에게 얼마나 못된 짓을 하였고, 나쁜 인간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구직원서를 내고 면접을 본 공칠이 바로 만점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이었다. 만일 민첩이 공칠을 채용해서 직원으로 쓴다는 사실을 아버지가 알게 되면 아버지는 민첩을 아들로 생각하지 않고 호적에서 파버릴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민첩은 공칠이 마음에 들었고, 한편으로는 공칠을 통해 공칠의 아버지에 대한 복수도 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일단 민첩은 아버지에게는 이런 사실을 일체 비밀로 하기로 하고, 공칠을 직원으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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