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신격화>
요새 어떤 종교단체 때문에 세상이 무척 시끄럽다. 그래서 인터넷에 들어가서 보니,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이목을 끌었던 몇 가지 종교단체에 대해 알려주는 자료가 있었다.
교주들은 대개 하나님이거나 다른 절대적인 존재 또는 메시아로 등장한다. 신과 동급의 인간이 된다. 말이 인간이지, 인간으로 세상에 나타난 신이다. 그 신에 대해 신도들은 무조건 믿고 따른다. 그를 통해 구원을 받으려고 한다.
곧 지구의 종말이 오고, 예수가 재림하며, 그때 구원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모두 소멸하거나 지옥으로 떨어진다. 그때 살아남기 위해, 구원받기 위해, 아니면 영생을 누리기 위해 그들은 현실에서 떠나 폐쇄된 집단에서 우물안 개구리처럼 살아간다.
그 때문에 가족도 버리고, 직장도 버리고, 오직 구원만을 얻기를 소망한다. 그러나 그런 바램은 헛되고 헛된 것으로 판명이 난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인간은 그 어떤 경우에도 인간이다. 인간은 유한한 생명을 가지고, 아주 약한 존재다. 때문에 보통 사람보다 머리가 좋거나, 빨리 달린다거나, 공을 홀에 잘 넣는다든가, 검투사처럼 싸움을 잘해서 다른 사람을 잘 죽인다든가 해도 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재벌이 되어도, 참모총장이 되어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런 인간을 신격화하고, 그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
영국의 소설가 서머싯 몸은 이런 인간의 본성에 대해 한마디 하고 있다.
<인간은 신화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타고난다. 그래서 보통 사람과 조금이라도 다른 인간이 있으면 그들의 생애에서 놀랍고 신기한 사건들을 열심히 찾아내어 전설을 지어낸 다음, 그것을 광적으로 믿어버린다. 범상한 삶에 대한 낭만적 정신의 저항이라고나 할까. 전설적인 사건들은 주인공을 불멸의 세계로 들여보내는 가장 확실한 입장권이 되어준다.>
- 달과 6펜스, 서머싯 몸 지음, 송무 옮김, 민음사, 10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