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9)
아르바이트생인 스텔라 최(여, 23세, 가명)는 먼저 술집에서 나왔다. 너무 혼란스러웠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까 싶었다. 스텔라는 ‘외로운 작은 새’라는 술집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가까운 사회 친구가 몇 달 전까지 그 술집에서 일을 하다가 그만두었다.
그 친구가 일하고 있을 때, 스텔라도 몇 차례 그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기도 했다. 그 친구는 그 술집과 주인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스텔라에게도 여러 차례 술집 주인에 대해 이야기했다.
친구가 전해준 바에 의하면, 술집 주인은 고아원 출신인데, 같은 고아원 출신 여자와 결혼해서 아주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했다. 술집 주인은 어렸을 때 고생을 많이 해서 자수성가한 사람인데, 비록 고아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살고 있고, 부부 사이가 너무 좋아 주변에서 모두 부러워한다고 했다.
주인은 부인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정도로 부인을 사랑하고 있고, 부인 역시 남편만을 위해 사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술집 주인은 예전에 피던 담배도 끊고, 술도 잘 안 마시고 오직 일만 한다고 했다.
부인 이외의 다른 여자는 쳐다보지도 않고, 술집에서도 여종업원들을 매우 인격적으로 대해서 평판이 좋았다고 했다. 그리고 종업원들에 대해 월급이나 대우도 다른 술집에 비해서 매우 좋았다고 했다.
술집 주인은 주인으로 갑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종업원들과 같이 벌어서 같이 나누어서 잘 살자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스텔라가 친구 때문에 그 술집에 갔을 때도 사장은 별로 말이 없고, 종업원들과 열심히 일을 하는 성실한 태도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매우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스텔라는 다른 술집에 다니다가 그집 사장과 싸우고 그만 두고 쉬고 있다가 놀고 있는 것이 심심해서 친구의 소개로 ‘외로운 작은 새’ 술집에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고, 출근하여 첫날 바로 단골손님들과 싸움이 벌어졌고, 그 후 영업을 마친 다음 사장과 단 둘이 술을 마시다가 이런 엄청난 사건이 벌어진 것이었다.
스텔라는 23살인데, 한 달 전에 지금의 남자 친구인 엄정확(남, 30세, 가명)을 만났다. 정확은 대학을 중퇴하고 자동차공업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정확은 스텔라를 매우 좋아했다. 정확은 첫눈에 스텔라에게 반해서 만난 지 삼일만에 처음관계를 한 다음, 거의 매일 정확이 혼자 살고 있는 원룸에서 성관계를 했다.
두 사람의 궁합이 잘 맞았고, 스텔라 역시 성관계를 좋아했기 때문에 두 사람은 거의 매일 붙어있다시피했다. 스텔라는 지방에서 올라와 혼자 생활하고 있었다. 다만, 스텔라는 여자였기 때문에 자신의 생활공간에 정확과 같은 남자 친구가 오는 것을 원치 않았다.
스텔라가 ‘외로운 작은 새’ 술집에서 나와 자신의 집으로 가고 있는데, 정확이 갑자기 나타났다. 정확은 집에 들어가지 않고, 술집 부근에 있었던 것이었다. 술집안에 들어갔다가 술집 주인이 아르바이트생은 퇴근하고 주인 혼자 있다고 하는 것이 약간 수상했기 때문에, 술집 주인이 퇴근하는 것을 확인하려고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술집에서 스텔라가 혼자 나오는 것이 아닌가! 정확한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분명히 술집 안에는 주인 혼자 있었다. 그런데 스텔라가 어떻게 그 술집에서 나온단 말인가! “스텔라! 지금 술집에서 뭐하다 나오는 거야!”
정확은 스텔라의 팔을 잡았다. 그리고 골목으로 들어갔다. 갑자기 스텔라의 뺨을 때렸다. “이 나쁜 인간! 너 그놈하고 붙어먹은 거야?” “아니예요. 사장님이 같이 이야기 좀 하자고 해서 있다가 나오는 거예요.” “내가 술집 안에 들어가 확인했는데, 너는 보이지 않았어.” “그때는 화장실에 갔을 때인가 봐요.” 정확은 이성을 잃었다.
골목으로 더 끌고 들어가 스텔라의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확인했다. 스텔라는 아차 싶었다. 그렇게 당하고, 그냥 나온 것이었다. 정확은 스텔라의 은밀한 곳을 손으로 만져서 다른 남자의 그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손을 빼서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그 손을 스텔라의 코에 가져다 대고 비볐다.
그 다음, 주먹과 발로 스텔라를 때리고 짓밟았다. 스텔라의 코에서 피가 나고, 스텔라는 걷지도 못할 정도로 두들겨맞았다. “너 나쁜 O! 바른대로 말해! 돈을 받고 몸을 판거야? 그렇게 돈을 벌고 싶어서 환장을 했어?”
스텔라는 울면서 말했다. “아냐. 오빠. 사장이 강제로 한 거야!” 그런 말을 듣자 정확은 눈이 돌아갔다. 곧 살인이라도 저지를 것 같은 태세였다. 정확은 스텔라의 팔을 끼고 술집으로 갔다.
“누구세요?” “예. 저예요.” 스텔라가 태연한 목소리로 신원을 밝히니, 국홍은 아무 생각 없이 문을 열어주었다. 정확은 술집으로 들어오자마자 국홍에게 달려들었다. 국홍은 아직도 술이 덜 깨서 그런지 같이 싸우면서도 많이 맞았다.
스텔라는 무서웠다. 자신이 여자의 몸으로 건장한 남자들의 싸움을 말릴 수는 없었다. 스텔라는 울면서 핸드폰으로 112신고를 했다. “여기 외로운 술집인데요, 지금 큰 싸움이 벌어졌어요. 빨리 와주세요.” 시간은 새벽 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곧 순찰차가 오고, 경찰관이 2명이나 왔다. 경찰관이 오자 싸움은 끝났다. 국홍과 정확은 서로 치고 받고 싸워서 피투성이가 되었다. 경찰관은 국홍과 정확, 그리고 스텔라를 모두 순찰차에 태워 지구대로 갔다.
지구대에서 스텔라가 국홍으로부터 강간을 당했다는 진술이 나오자, 강간사건은 지구대에서 처리할 사안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구대에서는 곧 바로 순찰차를 태워서 경찰서로 넘겼다.
국홍은 부인에게는 문자를 보내 아는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있어 늦으니, 먼저 자라고 했다. “여보.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가급적 빨리 들어오세요. 나는 자지 않고 당신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응. 알았어.” 국홍은 걱정이 태산같았다. 지구대 같으면 괜찮은데, 경찰서에서는 쉽게 안끝날텐데, 집에서 걱정하면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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