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아래서>
호숫가에 물안개가 피어날 때
희미한 모습에 들떴지만
너는 보이지 않았어
봄날이 왔을 뿐이야
오래 기다렸던 건
꿈속에서도 갈망했던 건
너의 마음이었어
함께 걷고 싶었던 거야
같이 울고 싶었던 거야
벚꽃이 바람에 날릴 때
꽃잎을 모아서 밤새
작은 눈사람을 만들었어
너의 미소를 그리려다
너의 음성을 담으려다
끝내 잠이 들었어
그리움은 물 위에 떠돌고
연한 새싹 사이로
무거운 슬픔이 가라앉고
텅빈 가슴에는
너의 이름만 맴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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