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에서 발열측정을 하다 / 작은 운명 (193)
포장마차에 들어간 이슬람교 신자 여자들은 모두 18명이었다. 남편 5명에 부인들은 모두 18명이 따라온 것이었다.
남편 4명은 종교법상 허용되는 최대 부인수 4명을 모두 채웠는데, 남편 한명만이 아직까지 부인이 2명밖에 되지 않았다. 부인이 2명인 남자는 지금은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아 남들처럼 4명의 부인을 두지 못했는데, 지금 투자하는 <나훈아통닭집>이 잘 되면 돈을 모아서 나머지 2명의 부인을 채울 거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 남자의 신념은, <하면 된다>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라> <나도 할 수 있다> <여자는 많고, 할 일은 많다> <여자 없으면 못살아> 등이었다. 그 남자는 5년 전에 한국에 와서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첫 번째 부인은 고국에서 결혼했고, 두 번째 부인은 한국 여성으로서 한국에 와서 같은 공장에서 만났다. 두 번째 부인은 처음에는 이런 이슬람교 문화와 종교법을 잘 모르고, 그냥 인도네시에서 결혼했으나, 한국처럼 이혼을 하고 이혼신고만 하지 않고 있거나, 졸혼(卒婚)상태로 있는 것이거나, 아니면 사실혼관계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통닭집투자설명회>라는 공식행사에 참관하기 위하여 본국에서 친히 한국에 온 첫 번째 부인을 만나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앞으로 두 사람이 남편을 어떤 방식으로 섬겨야 하는지에 대해 긴밀하게 업무협의를 하니 한국에서 생각하는 부부관계와는 매우 다른 것이었다.
그래도 두 번째 부인인 한국 여성은 남편에 대해 매우 순종적이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남편과 첫 번째 부인이 하자는대로 하기로 했다.
다만, 위 포장마차, <튀겨도 다시 한번>포장마차에 들어간 이슬람교 신도들 18명 가운데 한국말을 아는 유일한 한국 사람이었으므로, 한국인의 위상이나 품격을 훼손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한국 여성 ‘압둘라 이스마엘 박’(35세, 개명 전 한국 이름은 박뚱순, 가명)은 일행들에게 포장마차에 관해 간단한 설명을 했다.
우선 포장마차 안에 크게 걸어놓은 살아있는 돼지 한 마리 사진과, 삶아놓은 돼지머리(환하게 웃고 있는 것) 사진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집 포장마차 주인, <남진돈(南眞豚)>씨는 원래 <돼지(pig)>를 태어날 때부터 너무 사랑해서, 이름에도 <돼지 돈>자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진돈 사장님의 어머니도 태어날 아들을 <돼지띠>인 연도에 낳으려고 출산일을 예정 출산일보다 한 달 늦추었습니다. 예정 출산일보다 일찍 낳는 경우는 많이 있지만, 일부러 한달씩 늦춘 케이스는 아마 들어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남진돈 사장님은 생후 3년 되던 해부터 새끼 돼지를 애완동물로 같은 방에서 생활했습니다. 그랬더니 남진돈 사장님은 성장하면서 돼지와 같은 얼굴로 변했습니다. 코가 하늘로 향하고 얼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놓습니다. 그리고 목소리도 돼지소리를 밑바닥에 깔고 있습니다. 생활습관이나 행동도 돼지와 매우 유사합니다. 그래서 돼지를 존경하게 되었고, 때문에 살아 있는 돼지 사진을 영업장소에 붙여놓았습니다. 저 살아있는 돼지는 남진돈 사장님께서 오래 키우던 돼지의 마지막 사진입니다.”
박뚱순은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 애완돼지는 남 사장님께서 애지중지하던 것이었는데, 교도소에서 징역을 살고 나온 나쁜 인간이 만기출소한 지 일주일 만에, 남 사장님을 찾아와서, ‘나도 포장마차를 하나 하면서 열심히 살고 싶다. 그러니까 포장마차를 차릴 돈 1천만원을 빌려달라. 그러면 일년 안에 갚겠다.’고 사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남 사장님은 그 전과자에게 돈을 빌려주어도 성실하게 포장마차를 할 사람이 아니고, 결국 돈도 떼어먹히고, 서로 사이가 나빠질 것을 우려해서, “미안하네. 요새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통 장사가 되지 않아. 손님들이 통 포장마차에 들어오지 않아. 좁은 공간에서 서로 밀착해서 음식과 술을 먹어야 하니까, 감염우려가 높아서 그런 것 같아.”라고 변명을 했다.
“응, 내가 매일 가서 들어오는 손님들 체온이 37.5도가 넘는가 체크하고, 노트에 인적 사항 기재할 게. 그리고 특정 종교단체와 연관성이 있는지 여부, 최근에 대구 경북지역을 방문했는지 여부, 중국 우한을 다녀왔는지 여부 등을 확인해 줄게. 그러면 손님들이 바글바글해질 거야.”
그 전과자는 그 다음 날부터 체온측정기 10개를 사가지고 포장마차로 왔다. 그리고 대학병원에서 만들어사용하는 코로나 관련 확인서 인쇄된 용지를 100장 몰래 훔쳐가지고 왔다. 그리고 포장마차 밖에서 지나가는 손님들 중 포장마차를 쳐다보는 사람들에게 체온계를 귀에 들이대고 체온을 측정하려고 했다.
사람들은 기겁을 했다. 인상이 험한 사람이 아무 표시도 없이 갑자기 체온 측정을 하려고 하니 무서워서 도망갔다. 그대로 다행이 몇 사람이 체온측정에 기꺼이 응했다.
그런데 그 전과자, <현재범(玄再犯>이 손님 체온을 보니, 39.5도였다. 현재범은 코로나 관련 발열이 37.5도를 인정하지 않았다. 평균 체온이 36.5도인데 그까짓 체온이 1도 높다고 무슨 코로나 위험요소로 보느냐는 것이었다.
그것은 돼지 콜레라병 때문에 체크하는 기준일 수는 있어도, 사람의 경우에는 면역력도 좋고, 고온에 견디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사우나 열탕 온도가 보통 42도인 것을 감안해서 <현재범> 재생추진위원장께서는 위험 체온을 41.9도까지로 정했다. 그래서 체온이 39.5도인 젊은 남녀 커플은 그대로 입장시켰다.
다만, 체온은 저체온이라 28도밖에 되지 않지만, 겉모습이 돈이 전혀 없어 보이는 노숙자풍의 손님들은 검사결과 100점 만점을 받았어도, <현재범>의 재량으로 입장을 시키지 않았다.
이때 모든 것이 다 합격인데, 왜 입장을 시키지 않느냐고 항의를 하는 사람들이 몇 사람 있었다. 심지어 어떤 손님은 <현재범>의 너무 부당한 처사를 참지 못하고, 사회정의를 세워야 한다는 뚜렷한 이념을 가지고 <과일 깍는 칼>을 <다이소>에 가서 두 개를 사가지고 와서, 양손에 쌍칼을 들고, <현재범>에게 항의를 했다.
“당신은 도대체 무슨 근거를 나를 포장마차에 입장을 시키지 않는 겁니까? 입장을 시키든지, 내 칼을 받든지 선택하시오.”
그랬더니 <현재범>은 연한 미소를 지어보이면서, 자신의 팬티속에서 꾸깃꾸깃 꾸겨진 누런 종이 한 장을 꺼내서 그 쌍칼 든 흥분해서 곧 무슨 일을 저지르고 한 많은 이 세상을 하직할 것같은 신사에게 읽어보라고 건네주었다.
그 신사는 쌍칼을 한손에 모으고, 칼을 든 오른 손은 계속해서 <현재범>의 목을 향하고, 왼손으로 그 종이를 받아 읽어보았다. 그러더니 그 신사분은 곧 바로 <현재범>을 향해서 무릎을 꿇었다. “존경하는 선생님! 미처 못알아봐서 죽을 죄를 졌습니다. 한번만 용서해 주시면 평생 은혜를 갚겠습니다.”
'작은 운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 운명 (195) (0) | 2020.04.30 |
---|---|
포장마차 성공하는 법 / 작은 운명 (194) (0) | 2020.04.27 |
작은 운명 (192) <나훈아통닭집> 투자자 선발대회 (0) | 2020.04.26 |
직은 운명 (191) <나훈아통닭발전추진위원회> 결성 (0) | 2020.04.24 |
작은 운명 (190) <나훈아 통탉>의 투자자 모집 (0) | 2020.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