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과 검찰청 구내에 핀 장미꽃
오전 11시에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민사재판 변론기일이 있었다. 손해배상청구소송의 피고 소송대리인으로 참석했다. 이 사건은 2019년 2월부터 시작되었다. 여러 차례 변론기일이 열렸다. 오늘 마침내 결심했다.
원고는 두 차례에 걸쳐서 청구취지를 변경했다. 오늘 재판 직전에 또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오전 10시에 전자로 확인해보니 원고가 준비서면을 제출했기에 나도 즉시 반박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그리고 부랴부랴 법정으로 갔다.
사회생활하면서 법적으로 분쟁이 생기면 정말 골치 아프다. 당사자들은 소송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피고 입장에서는 소송을 당한 것이므로 혹시 패소할까봐 원고보다 두 배 더 고통을 받는다. 하는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 사건 역시 우리 법무법인으로서는 최선을 다했다. 판결선고 예상도 우리측에서 이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판이라는 것은 상대가 있기 때문에, 선고가 날 때까지는 긴장을 풀면 안 된다.
법정도 코로나19 때문에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하고 있다. 좌석도 한칸씩 떼어서 앉는다. 판사도 마스크를 쓰고, 변호사도 마스크를 쓰고 변론한다. 마치 중세기 종교재판하는 것 같다. 무척 어두운 분위기다. 판사의 법복이 모두 검은 색이기 때문에 그런지 모른다.
재판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법원 구내의 잔디가 너무 파랗고 예쁘다. 장미꽃도 가득 피었다. 바람을 쐬러 일부러 나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건너갔다. 청사 주변을 걸으면서 옛날 내가 근무했던 추억을 떠올렸다.
대검찰청 앞을 지나오니 사람들이 모여서 마이크로 항의집회를 한다. 무척 시끄럽다. 소규모 항의집회가 무슨 효과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다시 사무실에 들어오니 조용하다. 커피를 한잔 끓였다. 창밖을 보니 오늘 햇살이 유난히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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