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바닷가에서
멍하니 서있었어
밀려오는 파도가
너무 세차게 가슴을 때렸어
아련히 떠오르는 너의 미소
미소를 머금은 얼굴 때문에
나는 울고 있었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울었어
이룰 수 없었다고
사랑이 아닌 건 아냐
너를 떠나보냈다고
아주 보낸 것도 아냐
달빛에 소라소리를 듣고 있어
네가 잠든 모습처럼
백사장은 따뜻한 정을 품고 있어
그 위에 누워
네 손을 잡는 꿈을 꾸고 있어
먼 곳에서 작은 배가
꿈을 가득 실은 채
파도를 타고 오고 있어
그곳에 옛사랑도 있을 거야
산산히 부서진 사랑의 흔적이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