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거품

 

 

칠월의 바다에 서다

바람을 타고 파도가 밀려온다

거침없는 기세로 다가오는 파도 앞에서

나는 초라한 알몸이 된다

 

너 때문에 아팠다

네 마음을 알지 못해

너를 잡을 수 없어

돌아서면서 고개를 숙였다

 

사랑 때문에 아팠다

물거품 같은 사랑을 위해

그 수많은 밤을 지새우면서

우리가 불태웠던 촛불들이

너무 초라해 보여

낙엽 같은 아픔을 주워담는다

 

무엇을 그토록 원망했던가

심하게 출렁이는 작은 배 위에서

열리지 않는 가슴을 웅켜쥐고

끝내 토해내지 못했던

사랑의 약속을

삶의 진실을

모두 감추고

갈매기처럼 다시 창공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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