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만 남긴 채

 

 

작은 꽃들이 하늘을 보며

구름 위에 무엇이 있을 거라고

기웃거리는 오후

태양이 잠시 지친 시간에

슬픈 사슴들은 시선을 잃은 채

떠난 사랑을 아쉬워한다

 

잡을 수 없었던 허망함에

촛불조차 꺼버린 암흑

어두움이 소리 없이 내리면

바람도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린다

 

 

목련나무도 비를 맞으며

외롭게 떠돌고

꿈을 이루기 위해

먼 바다로 떠났던 사람들은

다시 익숙한 자리로 돌아왔다

 

긴 밤에 혼자 삭이던 고독은

별빛을 따라 희미해지고

남겨진 발자국들은

눈밭에 파묻혀 버린다

 

오늘도 내게는

소중한 이름이 자리잡고

그의 나뭇가지에 매달려

따뜻한 눈빛으로 익어가는

사과 하나를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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