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의 두 사람은 피해자인 남편에게 위자료 3천만원을 지급하기로 각서를 써주다>

 

두 사람은 한 동안 망설였다. 경희 남편은 씩씩대면서 가만 두지 않겠다고 난리를 쳤다. 카페에서 큰소리로 욕을 하니 무척 창피했다. 뿐만 아니라 경희 남편을 따라온 다른 남자도 거들었다.

 

빨리 써주고 말아요. 무얼 잘 했다고 버티고 있어요? 남의 여자를 데리고 놀았으면 당연히 배상을 해야지, 이 정도가 아깝다는 거야?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봐! 내가 당신 부인 데리고 온 몸을 만지고 배위에 올라가 그짓을 수없이 했으면 당신이 가만 있었겠어? 나를 죽이려고 했을 거 아냐? 당신이 처음부터 유부녀인줄 알고 그걸 하고 즐겼으면 당연히 그 대가를 치룰 생각을 했을 거 아냐? 빨리 싸인하고 끝내요. 그렇지 않으면 지금 당신 부인에게 전화해서 이곳으로 오라고 해. 당신 부인이 남편 관리 잘못했으니까 대신 물어줘야 할 거야. 아니면 당신 회사 사장에게 전화를 해. 유능한 직원 계속 데리고 쓸려면 사장이 사용자책임을 질거야. 3천만원이 무슨 돈이야. 껌값이지? 그래 당신이 지금까지 원없이 만지고 빨고 한 여자 값이 그 정도도 안 된다는 거야?”

 

영식은 기가 막혔다. 순수하게 사랑을 했던 것뿐인데, 이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저런 논리를 펴는 것일까? 그 남자는 나름대로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말하는 것을 보니 아마 변호사시험 준비를 최소한 10년은 한 것 같았다. ‘저렇게 엉터리 논리를 펴는 걸 보니 변호사시험은 당연히 떨어졌겠지.“

 

영식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만일 싸인을 하지 않으면 풀어줄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영식의 부인에게도 알리고 회사에도 알릴 기세였다.

 

사랑이 아니라, 성기를 잘못 사용한 것 때문에 문제가 되었으니, 일단은 형이하학적인 문제로 창피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다. 성관계는 언제나 은밀성을 생명으로 한다. 그게 인간과 동물의 차이다. 동물은 교미를 공개적으로 한다. 어떤 동물은 다른 수컷들을 제치고 공격적으로 특정한 암컷을 상대로 교미를 한다. 힘이 약한 수컷은 밀려나고, 힘이 센 수컷이 암컷과 교미하는 것을 보고 있어야 한다. 얼마나 슬픈 현실인가?

 

가끔 인간도 그렇게 동물적인 인간이 있다. 가정집에 침입하여 칼로 남편을 묶어놓은 다음, 부인을 강간한다. 정말 사악한 인간이고 동물만도 못하다.

 

 

동물은 암컷의 짝인 수컷을 묶어놓거나 물어서 죽인 다음 교미를 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남녀 간의 성행위는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곳에서 남들이 보거나 듣지 못하도록 한 상태에서 진행된다. 그렇지 않고 공개적으로 성관계를 하거나 애정행위를 하면 형법상 공연음란죄로 처벌된다.

 

그런데 지금 공개된 카페에서,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경희 남편은 자신의 아내가 간통을 했다고 각서를 쓰라고 하면서, 만일 쓰지 않으면 마치 죽일 것처럼 고함을 지르고 난리를 치고 있다. 영식은 하는 수 없이 각서를 부르는 대로 썼다. 지장도 찍었다. 경희도 어쩔 수 없이 각서를 썼다.

 

경희 남편은 경희에게는 별도로 이혼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재산분할도 한 푼 받지 못하고, 몸만 나가는 조건으로 각서를 쓸 것을 요구했다. 아이들은 남편이 키우겠다고 했다. 경희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절대로 쓸 수 없다고 하면서 울고 있었다.

 

한 시간 쯤 지난 다음, 경희 남편은 일행과 함께 카페를 나갔다. 카페에는 두 사람만 남았다.

미안해요. 남편이 뒷조사까지 할 줄은 전혀 몰랐어요.”

아냐. 괜찮아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잖아요. 그나저나 남편이 저렇게 흥분해 있으니, 집에 들어가는 것은 위험하지 않아요?”

글쎄요. 위험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알까 봐 걱정이에요. 그렇다고 집에 들어가지 않을 수도 없고, 큰 일이예요.”

그래도 집에 들어가서 용서를 빌고, 조용히 있어요. 그게 나을 것 같은데...”

그럴 게요. 먼저 들어가세요. 저는 좀 더 있다가 들어갈 게요.”

미안해요. 당분간 연락하지 않을 게요.”

그래요. 당분간 서로 연락하지 말고 지내요. 그게 안전해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