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반어법>

 

사랑의 감정은 결코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사랑은 아주 우연한 기회에 특수한 상황에서 갑자기 찾아온다. 운명 같은 사랑은 우연히 찾아와 깊은 운명이 된다. 그 사랑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우연히 찾아온 사랑의 감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현대 사회에서는 애정표현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그냥 술을 마시고 노는 것은 좋은데, 진지한 애정관계를 추진하는 것은 어렵다. 매우 조심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성범죄자로 몰릴 수 있다. 상대방이 애정표현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경우도 많다.

 

이청준은 그의 소설, 매잡이에서 애정이 싹트는 장면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약을 건네주고 나서 그녀는 정색을 한 눈으로 나를 말끔히 쳐다보았다. 그래도 내가 말이 없으니까 그녀는,

“눈빛이 형편없이 탁해졌군요. 내일 거울을 가져다 드릴 테니 좀 보세요.”

나는 문득 이 여자의 유방을 만져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팽팽한 탄력과 부드러운 촉감을 적당히 섞어놓은 유방을 여인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갖고 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었다. 그러나 미스 윤은 벌써 복도 저쪽 끝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 이청준 소설, 매잡이, 민음사, 244쪽에서 -

 

사랑에 관한 시나 소설을 보면 유난히 반어법이 많이 나온다. 반어법(反語法, verbal irony)라 함은 참뜻과는 반대되는 말을 하여 문장의 의미를 강화하는 수사법을 말한다. 반어법에는 풍자나 위트, 역설 등이 섞여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김종국이 부르는 ‘잘해 주지 마요’라는 노래가 대표적이다. 상대방을 사랑하면서, 상대방이 자신에게 잘해 주기를 바라면서, 그에게 잘해 주지 말라고 간청한다. 너무 잘해 주면 자신이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잘해 주지 마요/ 차가운 게 오히려 나을 텐데/ 더는 잘해 주지 마요/ 또 다시 사랑 앞에 무릎 꿇고 아파할 자신 없네요/ 사랑 그 하나만으로 세상 모든 걸 가졌던 그때로/ 그리워도 돌아가는 길을 찾을 수가 없어서’(김종국, 잘해 지 마요 가사 중에서)

 

<사랑은 솔직하게 고백하는 게 좋다. 사랑은 위선과 가식을 용납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순수성을 상대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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