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건 순간이었다>

 

 

화사한 건 순간이었다

떠나간 4월을

바람이 따라나섰다

눈물을 흘리며

길을 걷던 봄날은

숲속에 숨었다

 

우리들의 시간은

숨을 죽이고 있다

벚꽃이 지면서

축제는 막을 내리고

술잔은 뒹굴고 있다

 

마지막 밤을

안개가 덮었다

형체도 불분명한

슬픔이 몰아치면서

술에 취한 사람들은

꽃잎을 손에 쥔 채

잠들고 있다

 

호숫가에는

아침이 왔다

아침 햇살을 맞으며

삶의 흔적들은

제 각기 흩어지고

5월의 첫날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은 길을 모른다>  (0) 2020.09.02
<벚꽃은 피지 않았다>  (0) 2020.09.02
그대 없는 밤  (0) 2020.08.30
<당신의 이름>  (0) 2020.08.30
못다한 사랑  (0) 2020.08.2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