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어떤 색일까?

 

사랑은 마음을 아름다운 색깔로 채색하는 것이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가슴 속을 사랑의 과일로 가득 채우는 것이다. 가상의 공간에서 입고 아름다운 옷을 무도회에 참석하는 일이다.

 

사랑은 항상 우리 곁에 머물러야 한다. 사랑이 떠나면 삭막해진다. 빛을 잃고 회색빛 벽으로 둘러싸여 나갈 출구를 잃어버린다.

 

사랑의 언어가 작은 공간을 가득 채운다. 멀리서 안개 속으로 자동차 물결이 출렁거린다. 안개는 겨사랑을 해면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사랑은 신음소리조차 낼 수 없다. 안개가 자욱하기 때문이다.

 

안개는 항상 너와 나의 사이를 더 이상 다가갈 수 없게 만든다. 안개 때문에 우리의 시야는 흐려진다. 선명하게 보지 않으려고 했던 사랑의 아픔도 안개 속에서는 뚜렷한 고통이 아니다.

 

‘사는 동안 처음이었죠/ 마지막이겠죠/ 나의 심장까지 파고든 사람/ 그대 향해 가는 길 험난 할 걸 알기에/ 외면하려고 몸부림쳤지만’(민경훈, 아프니까 사랑이죠, 가사 중에서)

 

사랑은 참을 수 없는 몸부림이다. 지독한 열병을 앓는 환자처럼 스스로 얼마나 뜨거운지 알지 못한다. 뜨거운 손으로 자신의 열을 잴 수 없듯이, 격렬한 사랑에 빠진 사람은 사랑의 파도의 높이를 측정할 수 없다. 그 상태로 물속에 잠겨 허우적거리게 된다.

 

‘이미 너와 나의 거리/ 멀어진 그리고 벌어진 남보다 못한 우리 사이/ 사랑에 슬퍼하고 사랑에 눈물짓는 외톨이/ 가슴이 수많은 밤을 새우며 나를 달래고 있어’(CNBLUE, 외톨이야, 가사 중에서)

 

때로 사랑은 정지한다.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오직 파도소리만 듣게 되는 것처럼 사랑은 우리 곁에서 질식한 상태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 시간에 사랑은 혼자만의 환상에 빠져 헤어나지 못한다.

 

사랑은 결국 실존의 당위성을 증명하지 못하고 사라진다. 사랑이라는 허상 앞에서 울고 웃었던 두 실존은 하나가 되기 위한 몸짓마저 봄날의 나비가 보여주는 날갯짓처럼 허망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들이 남긴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랑이었다. 사랑의 추억이었다. 천년이 지난 다음에도 그들의 사랑은 진달래꽃(Azaleas)처럼 오솔길에 뿌려져 있을 것이다.

 

<삼각관계와 불륜은 멀리 고대의 신들 사이에도 존재했다.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 또한 자신의, 똑똑하지만 ‘장애를 지녔던’ 남편 헤파이스토스를 속였다.

 

신화의 상징성을 고려해보면 헤파이스토스는 부드러움과는 거리가 먼 남자이거나 내향적인 사람이었거나 성불구였을 수도 있다.

 

어쨌든 아프로디테는 애인에게서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 마음의 상처를 받은 남편 헤파이스토스는 다른 신들을 불러 모아 그 여인에게 복수를 했다. 이렇듯 신들조차도 삼각관계를 뛰어넘을 수 없는데, 지상의 인간들이야 어떻겠는가?>

- 불륜의 심리학, 게르티 젱어 지음, 함미라 옮김, 17쪽에서 -

 

아프로디테(그리스어 : 라틴어로는 Venus)는 사랑과 아름다움의 여신이었다. 제우스는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번개로 전쟁에서 이긴 대가로 아프로디테를 헤파이스토스의 아내로 맺어 주었다.

 

그러나 아프로디테는 아레스와 사랑을 하였다. 그 후 아프로디테가 아도니스에게 반하자 아레스는 멧돼지로 변하여 그를 받아 죽이고, 아프로디테는 에오스가 아레스를 사랑하는 것을 알게 되자 그녀가 사랑하게 되는 인간은 모두 죽는 저주를 내린다.

 

‘어려도 아픈 건 똑같아/ 세상을 잘 모른다고 아픈 걸 모르진 않아/ 괜찮아 질 거라고 왜 거짓말을 해/ 이렇게 아픈 가슴이 어떻게 쉽게 낫겠어/ 너 없이 어떻게 살겠어’(2AM, 죽어도 못 보내, 가사 중에서)

 

알렉산드로스 왕은 아펠레스라는 화가를 시켜 자신의 애첩인 판카스페의 아름다운 나체를 그림으로 그리라고 명령했다. 화가와 애첩은 이를 계기로 사랑하게 된다. 두 사람이 껴안고 있는 장면을 알렉산드로스 왕이 보게 되었다.

 

그러나 왕은 자신의 분노와 질투를 억제하고 애첩을 화가에게 선물로 주었다. 화가 아펠레스는 그 후 판카스페를 모델로 해서 ‘바다 거품에서 태어나는 비너스’라는 위대한 작품을 남겼다.

 

<사랑은 언제나 열정과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그냥 찾아오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사랑에 대한 가치를 깨닫고, 사랑의 필요성을 확인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축복이고, 신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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