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슬픔

 

 

아무 말도 없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만이 애처로웠을 뿐

물안개 피는 계곡에는

소리 없는 파장이 흘렀다

 

그건 운명이었다

피할 수도 없고

잡을 수도 없는

처절한 슬픔이었다

 

서로의 마음이

호수를 떠나지 못하는 건

꽃잎이 떨어져

호수 속으로 들어가는 건

얽히고 설킨 삶의 실타래였다

 

기다림에 지친 사랑이

호수 속에서 잠들고 있다

오늘도 호숫가에서

눈물을 흘리는 건

슬픈 사랑이 끝나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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