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만날 때 남편이나 애인이 있는지 철저하게 확인하는 남자>
민첩 아버지, 나질속은 아무튼 전에 애인 있는 여자를 건드렸다가 죽을 뻔한 다음부터는 유부녀에 대한 노이로제에 걸리고 말았다. 그러면서도 여자 생각을 포기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새로 만난 여자와 연애를 할 때는 정말 혼자 있는 지 철저한 확인과 검증을 확실하게 했다.
아무리 여자가 겉으로 보기에 가정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 절대로 믿지 않았다. 나이가 젊어도 믿지 않았다. 그래서 여자를 만날 때 우선 집부터 알려고 했다.
어떤 여자든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디 살고 있는지부터 꼬치꼬치 캐물으면 남자를 이상하게 생각한다. 민첩 아버지는 하는 수 없이 여자와 헤어진 다음, 그 여자를 몰래 미행하였다. 여자에게 들키면 특수강간범 같은 치한에게 당할까봐 집까지 경호 차원에서 따라간 것이라고 둘러댔다.
순진한 여자들은 그 말을 곧이 믿었다. 어느 정도 친해지면 반드시 여자 집안까지 들어가 보았다. 여자가 거짓말을 하는지, 혼자 살아도 다른 남자가 왔다갔다 하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늦추지 않았다.
이렇게 완벽한 검증절차를 거친 다음, 여자가 결혼하지 않았거나, 결혼했어도 이혼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 놓고 잠자리를 했다.
이런 과정에서 민첩 아버지는 다른 사람의 뒷조사를 하고, 미행하고 개인정보를 알아내는 기술을 습득했다. 민첩 아버지의 경험과 노하우가 같은 집에 사는 아들 민첩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전수되어서 그랬는지 나중에 민첩은 흥신소를 차려 사장으로서 성공하게 된다.
민첩 아버지는 결혼하고 민첩을 낳기 전까지는 몸이 비교적 허약한 편에 속했다. 여자를 좋아하는 기질은 선친으로부터 타고 나서 그런지 사람들이 말하는 색골(色骨)이었지만, 몸은 허약해서 성적으로도 혼자 즐기는 편이었지, 상대 여자를 충분히 만족시켜주지는 못했다.
민첩 아버지는 몸으로 때우는 스타일이 아니라, 돈으로 때우는 스타일이었다. 정력이 약했기 때문에 여자에게 돈을 많이 씀으로써 여자와의 관계를 겨우 근근히 유지했다.
시간이 갈수록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젊고 정력이 강해야 여자들에게 경쟁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현대 사회에서는 경쟁력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경쟁력이 없으면, 남자는 여자 구경도 하지 못하고, 혼자 방구석에 틀어박혀 야동이나 보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어떤 분야든 남자는 그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그 분야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경험을 쌓아야 한다. 민첩 아버지도 여자를 꼬시기 위한 분야에서 자신이 갖추어야 할 경쟁력은, ① 강한 정력, ② 데이트에 쓸 돈, ③ 여자 정서에 맞는 대화기술, ④ 외부 남자의 침략을 방지하는 무기, ⑤ 선한 사람처럼 보이는 위선과 가식이라고 생각했다.
민첩 아버지는 다른 사항은 노력하면 다 될 수 있는데, 자신은 정력면에서 85살 먹은 옆집 노인과 거의 도찐개찐 수준이었다. 그래서 항상 실의에 빠져있었다. 그래서 같은 동네 99세 먹은 노인보다는 정력이 낫다는 칭찬을 동네 노파에게서 들은 다음 많은 위로가 되었지만, 그것으로 넓은 <연애세상>에 나가 좋은 성과를 낼 자신은 없었다.
실제로 민첩 아버지는 마음에 드는 여자를 애써 꼬셨는데, 자신보다 돈은 없지만 젊고 정력이 세고, 밥만 먹으면 헬스장에 가서 살면서 알통과 장딴지 근육을 헤라클레스처럼 만든 건달에게 빼앗긴 경험을 몇 차례 한 다음부터는, ‘돈이 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처음 그런 역사적인 진리를 깨달은 그 날 저녁 민첩 아버지는 천원짜리 100장을 새빳지로 은행에서 찾아다가 강물에 던져버렸다. 그때까지는 돈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었는데, 돈으로부터 철저한 배신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는 돈 가지고 안 되는 게 없다는 생각으로 자신만만하게 살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다음에는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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