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불륜현장에서 붙잡힌 남녀가 흥신소 직원에게 확인서를 써주다
커피숍에는 종업원 한 사람 이외에는 다른 손님들은 없었다. 갑자기 공칠이 화를 냈다. 언성이 높아졌다.
“아니, 이런 나쁜 O이 있나? 당신 판사 아냐? 사회적으로 최고의 인테리고, 존경받는 판사잖아?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잖아? 그런데 바람 피어놓고 뻔뻔하게 그런 소리를 해? 우리가 돈을 뜯어내는 공갈배인줄 알아? 우리는 사회 정의를 실현하려는 순순한 마음을 가지고 당신 같은 위선자들을 잡아내서 매장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이야.”
옆에서 공칠의 친구가 거들었다.
“알았어. 당신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거 같으니까 내일 당신이 근무하는 법원장 앞으로 사진 100장을 보낼게. 그리고 당신이 근무하는 검찰청으로 똑 같은 사진 100장 보낼테니 알아서 해. 자 이제 우리는 그만 가자. 이런 더러운 인간들하고는 대화가 통하지 않고, 시간 낭비야!”
정신과 정희는 큰 일이 났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잘못했어요. 하지만 우리는 불륜관계가 아닙니다. 오피스텔에서 커피만 마시고 나온 것뿐이예요.”
“아니, 지금 장난하자는 거야. 유부남이 다른 여자와 이 시간에 오피스텔에 가서 커피만 마셨다고? 당신 고자야? 아니면 이 여자가 성불구자야? 좋았어. 그러면 지금 오피스텔에 가서 우리가 그짓을 했는지 안했는지 확인해볼게. 그리고 커피는 어떤 커피를 마셨는지 말해 봐.”
정신은 오피스텔에 들어가면 커피 머신도 없고, 커피 마신 쓰레기도 없기 때문에 곤란했다. 그리고 크리넥스도 그냥 휴지통에 버리고 온 것 같아 성관계 증거가 그대로 확보될 것 같았다. 그래서 오피스텔은 들어갈 수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알았어. 그러면 지금 내가 경찰에서 112신고를 해서 경찰관과 같이 오피스텔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서 확인할 게. 당신들은 그냥 돌아가!”
“아니! 무슨 경찰에 신고를 한다는 겁니까?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습니까?”
“아! 당신들은 법을 몰라서 그래. 이 오피스텔은 판사나리 부인이 사놓은 거야. 그러니까 두 사람은 주거침입죄가 되는 거야. 성관계를 할 목적으로 남의 방실을 무단히 들어간 것으로 형법 제319조에서 말하는 방실침입죄가 되는 거야. 그러니까 성관계를 하였다는 사실에 대한 경찰의 강제수사가 필요한 거야. 내가 고시공부를 오래 했어. 그리고 내 애인이 현직 경찰관이야. 그러니까 내가 당신들보다 법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있어. 알았지?”
“이 오피스텔은 우리 집사람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어떻게 주거침입이 된다고 하십니까? 우리는 법률전문가이지 않습니까?”
“그럼 지금 당신 부인을 이리로 오라고 할게. 누구 말이 맞는지 대질조사를 해야겠어. 만일 당신 말이 거짓이라면 아구통을 돌릴테니까 그렇게 각오하고 있어.”
공칠은 곧 판사의 아구통을 칠 것처럼 오른쪽 주먹을 세게 쥐었다. 그러면서 거피숍 세멘트 벽을 한번 세게 쳤다. 벽이 울렸다. 지진이 난 것 같았다. 천정에 있는 전등이 흔들거렸다.
판사와 검사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알고 더 이상 이 사람들과 싸웠다가는 자신들의 불륜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커질 것을 알았다.
“우리가 어떻게 해주면 좋아요?”
“일단 오늘은 두 사람이 확인서를 써. 오피스텔에서 같이 세시간 동안 있다가 나왔고, 성관계를 1시간 진하게 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내용으로 써. 그리고 내일 저녁에 다시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
정신과 정희는 기가 막혔다. 자신들이 연애를 한 것 가지고, 이런 깡패같은 건달들이 뒷조사를 해서 약점을 잡아가지고 공갈을 치는 것이었다. 정신과 정희는 단지 공무원이라는 신분상의 약점 때문에 꼼짝 못하고 이런 나쁜 사람들에게 끌려다니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 문제가 터지면 두 사람은 망신을 당하고 공무원으로서 징계처분을 받을 수 있다. 주변에 알려지면 창피해서 사회생활하기도 곤란하다. 분명 이것은 정신의 부인이 시킨 일일 것이었다. 정신은 자신이 제대로 처신을 하지 못해 정희에게 피해를 주게 되어 미안했다.
정희는 정신이 원망스러웠다. ‘유부남이 연애를 하려면 집안 단속을 잘 해야지? 이런 사태를 만들고 있나? 정말 한심하다.’
네 사람은 부근에 있는 커피숍으로 갔다. 정신과 정희는 하는 수 없이 확인서를 작성해서 사인을 해주었다. 내용은, ‘오피스텔에서 성관계를 1회 했다.’는 취지였다. 확인서를 작성하는 모습도 모두 촬영했다.
판사 부인은 공칠이 이와 같이 확실하게 불륜현장을 잡아서 두 사람으로부터 확인서까지 받아온 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 그리고 후한 사례를 했다. 판사 부인은 이러한 확인서를 기초로 해서, 자신의 남편인 판사를 앞으로는 두 번 다시 바람을 피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았다. 만일 앞으로 한번 이라도 바람을 피면, 부인에게 위자료로 10억원을 지급하겠다는 각서까지 썼다.
그리고 판사 부인은 자신의 남편과 바람을 핀 여자 검사도 만나서 두 번 다시 남편을 만나지 않을 것이며, 만일 한번이라도 만나면 검사직을 즉시 사표를 내고, 위자료를 1억원 배상하기로 하며, 불임수술을 받는다는 취지로 무시무시한 각서를 썼다.
여자 검사는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그 남자 판사가 정말 나쁜 인간이며, 유부남이 이렇게 무책임하게 다른 여자를 만나고 성관계까지 하고 있었나 생각하면서 세상에는 믿을 놈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했다.
남자 판사와 여자 검사는 자신들이 현직에 있으면서도 이렇게 법을 무시하고 남의 사생활을 뒷조사하여 캐고 다니면서, 무식하게 공갈을 치고, 각서를 쓰도록 강요죄를 범하는 인간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러면서 약점을 잡히면 꼼짝없이 당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작은 운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83. 부부가 짜고 남편이 다른 여자와 성관계를 맺은 다음, 위자료를 받아내다 (0) | 2020.09.21 |
---|---|
82. 유부남이 싱글이라고 거짓말하고 미혼녀와 간음을 하다 (0) | 2020.09.19 |
80. 불륜의 남녀가 흥신소 직원들에게 붙잡히다 (0) | 2020.09.16 |
79. 검사가 자신이 처리한 사건 피의자와 사적으로 만나다 (0) | 2020.09.16 |
78. 공직생활을 하면서 바람을 피는 남자의 심리는 무엇일까? (0) | 2020.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