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없는 섬>
너 없이도 섬에 머물려 했다
어두운 밤에도
촛불 하나로 견디려 했다
하지만 잔잔한 파도에
촛불은 꺼지고
내 마음도 꺼졌다
너 없이도 섬은 존재한다고 믿었다
갈매기 소리를 벗 삼아
꿈속에서도 별을 찾으려 했다
별이 떨어지던 숲에는
고요한 정적만 흐르고
끝내 별은 보이지 않았다.
다시 너에게로 가기로 했다
견딜 수 없는 고독
참을 수 없는 허망함
모든 것이 너로부터 비롯되어
가슴 속 깊이 침전된
빛바랜 낙엽들이었으므로
그곳에 너는 없었다
촛불이 꺼진 시간에
갈매기도 잠이 들었다
네가 없는 그 곳에는 섬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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