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를 새>
푸르름으로 눈이 부시다
신록 아래서 새소리를 듣는다
사람들이 휘파람을 부는 것과
똑 같은 흉내를 내는 새가 있다
새는 끊이지 않고 울고 있다
노래를 부르는 것인지
울고 있는 것인지 구분이 안 된다
새와 나는 한 몸이 된다
새가 울면 내가 듣는다
내가 울면 새가 듣는다
숲 속에서 서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보지 않아도 좋았다
굳이 볼 이유도 없었다
소리 만으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
새는 무언가 그리워한다
아무리 자유롭게 날아도
그리워하는 대상에 잡힌다
나도 그리움에 가슴 아팠다
볼 수 없는 그리움이 나를 울렸다
보아서도 안 되는 그리움 때문.
산 중턱에는
산들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어디서 오는지 모른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갈까
바람은 아무런 말도 없다
그냥 느끼고 있으라는
자연의 명령이 있을 뿐이다
내 마음은
산들바람에 어쩔 줄 모른다
마음이 무겁지 못해
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그대 향한 그리움
진한 그리움이
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다
끝을 알 수 없는
저 멀리로
정말 어인 일인고
왜 내가
그대에게 사로잡혀
노예가 되었는가
포로가 된
내 마음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리움은
내 심장에 꽃혀 있다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