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을 수 있다면
한 여름의 녹음이 짙어가도
시간은 정지해 있어요
빠른 세월 앞에
당신과 나는 그림자가 되고
지는 노을 앞에
나뭇잎이 되고 있어요
왜 이렇게 아플까요
사랑의 상처는 깊어만 가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우리는
하늘만 보고 있어요
보고 싶었어요
그리움에 지쳐 울다
또 울었어요
당신의 이름을 부르다
지쳐 잠이 들었어요
이룰 수 없다는 걸
사랑의 끝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다시 매달려요
사랑 앞에서
모든 걸 버리고
사랑에만 매달리고 있어요
사랑을 잡을 수 있다면
울다 죽었을 거예요
잡는다고, 잡을 수 있다면
손이 불어터지도록
붙잡았을 거예요
사랑하면서도
끝내 채워지지 않는 빈 가슴
가슴 속에 무엇을 던질까요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요
모든 걸 바칠게요
사랑 앞에서
하나도 남김 없이
모든 걸 벗어던지고
사랑만을 바라볼게요
사랑의 묘비명에
모든 걸 바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