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느강에서>

세느강에서

사랑의 진실을 헤아려본다

수없이 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서도

정작 감성은 감추어졌다

벌거벗은 눈물의 독백조차

거짓의 비수에 무참히 베어지고

살아남은 청춘의 겉옷은

새로운 사랑을 거부하면서

헛된 사랑의 그림자에만 매달렸으니

아~아

지금껏 눈앞에 어른거렸던

사랑이라는 괴물은 무엇이었던가

사랑은 진실을 용납하지 않는다

반복되는 모순과 갈등들이

작은 배를 거칠게 몰아세울 때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너의 눈빛이 강물을 응시하고 있는 한

사랑은 쉽게 떠내려가지 않을 것임을

가을이면 단풍이 펼쳐질 것처럼

굳게 믿고 강을 건넜다

그동안 흘렸던 애증의 눈물은

이제 흔적도 없이 강바닥에 잠겼다

지금 남겨진 것은

두 가슴속에 새겨진 문신의 아픔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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