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끝에서>

 

그리움의 끝자락은 강물이다

강가 나무들이 가을을 쓰다듬고 있다

 

강을 따라

가을의 진한 기억들이 펼쳐진다

 

삶에 묻은 얼룩진 흔적들이

가을 햇살에 빛이 바래고

우리는 다시

앞이 보이지 않는 숲속을 거쳐

허망한 그림자를 밟아야 한다

 

오늘 또 침묵을 지켰다

가을 앞에서

너의 향기 앞에서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우리는 너무 서툴렀다

진한 사랑 앞에서

둥근 원을 그리지 못하고

그곳에 물감을 뿌리지도 못했다

 

그러나

두 마음은 하나가 되어

단풍처럼 바람을 따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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