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남긴 사랑
창문을 여니
낙엽이 건반 위로 날린다
‘가을을 남긴 사랑’의 선율이 퍼진다
미친 듯이 흑과 백을 두드릴 때
눈물이 낙엽 위로 떨어진다
달빛이 스며들고
풀벌레소리에 빠져있을 때
먼 곳에서
네가 부르는 아리아가 들려온다
다시 고개를 숙인 채
고음과 저음을 내고
뜨거움과 차가움을 반복하고
사랑과 미움을 쏟아붓는다
가을 때문에 허망한 건 아니야
바람 때문에 운 것도 아니야
그냥 눈물이 났어
솜털 같은 사랑의 가벼움 때문에
너를 떠올리며
잠시 울었던 거야
가을을 남긴 사랑
2020. 10. 9.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