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눈물
몽마르뜨 언덕에서
커피 한 잔을 마주한 시간
너의 미소를 떠올리며
무명화가처럼 집중한다
네가 보이지 않아도
네가 멀리 있어도
너의 초상화는 완성된다
자리에서 일어설 때
그림은 바람에 날려갔다
너의 얼굴은 더 이상 언덕에 없다
정을 쏟은 만큼
강렬한 선의 이미지는 붕괴된다
내가 나를 그렸던 것일까
너는 실루엣으로 남고
네게 물든 내가 허공을 맴돈다
우리는 꿈속에서 껴안은 채
언덕을 내려온다
광풍이 그친 후
수채화 한 점이 손에 잡힌다
아이 같은 모습이 보인다
파리의 가을은 눈물에 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