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로 인해
너로 인한 사랑이
가을을 껴안고 있다
낙엽은 강물에 떠있고
석양의 불빛 아래
사랑은 열기를 뿜는다
사랑을 위하여
오직 사랑을 위하여
눈을 감는다
초원을 걸으며 다시
가을의 신음소리를 듣는다
낯선 창가에서
가을이 잠든 모습을 본다
어디론가 떠나려는
사랑이 소리 없이 울고 있다
사랑은 사랑을 위해 존재한다
내가 너를 사랑했음에도
네가 나를 사랑했음에도
사랑은 오직 사랑만을 위해
가슴 아픈 그리움을 남긴다
시간, 그 시간
네가 내 가슴속에서 울고
매미의 날개짓처럼 떨고
내가 네 속에서 몸부림칠 때
사랑은 장밋빛이었다
사랑은 회색빛이었다
공간, 그 공간
너의 부드러움을 느끼던 곳
너의 무게를 느끼던 곳
그곳에서 사랑은 탑을 쌓았고
사랑은 다시 무너져
슬픈 표정으로 화석이 되었다
그리고 가을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