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외길(Single Path of Love)
깊어가는 가을의 숨결이 뜨겁다. 타오르는 단풍을 안은 채 가을은 벅찬 감동을 억누르고 있다. 자칫 눈물이 보일지 모른다. ‘Love Story' 를 들으며 낙엽이 쌓인 길을 걷는다. 숲속에는 사랑이 가득 차 있다.
사랑을 향해 가는 길에는 안개가 자욱했다. 안개 때문에 사랑은 보이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다고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사랑은 단지 눈에 보이지 않았을 뿐 분명히 그곳에 있었다.
SK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와 사랑 사이를 연결시켜 주는 단단한 줄이 손에 잡히고 있었다. 그 사랑의 줄을 따라 나는 걷고 있었다. 가을은 사랑을 탐하고 있었다. 내 사랑을 가을이 빼앗아 가려고 했다. 사랑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나는 안간힘을 썼다.
사랑과 가을을 바꿀 수는 없었다. 사랑은 운명이었고, 가을은 계절이었을 뿐이었다. 운명과 계절은 바꿀 수 없었다. 가을은 지난 해에도 있었고, 내년에도 있을 것이다. 사랑은 달랐다. 내 사랑은 해와 달처럼 항상 그곳에 있어야 했다.
변하지 않을 산을 바라보았다. 천년을 견딜 바위처럼 사랑은 내 곁에 있었다. 시지프스의 운명처럼 나는 그 사랑을 붙잡고 통곡하고 있었다. 사랑 때문에 불속에 던져진 사자처럼 울부짖고 있었다.
사랑이 무척 쓸쓸해 보였다. 눈 앞에는 붉은 단풍이 만발해 있는데, 길에는 흰눈이 가득 쌓인 것처럼 보였다. 하얀 눈을 밟으면서 사랑은 외길을 가고 있었다. 그 길은 한번 나서면 다시 되돌아올 수 없는 길이었다.
아무도 들어올 수 없는 한 사람의 소유였다. 그 길을 무수한 별들이 비추고 있었다. 눈만이 덮여 있는 순백(純白)의 영토(領土)였다. 그 길은 외길이기 때문에 어떤 고통이 있어도 걸어야 했다. 내가 아니면 걸을 사람이 없다는 사실도 중요했다.
사랑의 외길을 걷는 사람은 고독하다. 그 고독(孤獨)의 여백(餘白)을 사랑이 채워준다. 목숨처럼 소중한 사랑이 가을날 아름다운 향기를 발하고 있는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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