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겨울비가 내리는 곳으로
그리움이 가득 찾아들고
낙엽이 추억을 남긴 길에는
진한 쓸쓸함이 쌓여있다
차창에 빗방울이 맺힌다
소리 없이 흘러내리는 그 위로
사랑이 아픔을 토하고 있다
씻어도 씻기지 않는
사랑이 몸부림치던 곳에
남은 흔적에 눌려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
애당초 사랑은 없었던 것일까
왜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일까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
음성도 들리지 않는다
꿈을 꾼 것이었을까
사랑했다는 말은 어디로 흩어지고
사랑을 느꼈던 촉감은 어디로 묻히고
우리의 이름만 겹쳐진 채
강물을 따라 흐른다
겨울에 내리는 비는
사랑 위에 내린다
아름답던 기억을 적시고
진한 슬픔을 뿌린다
우리는
밤을 새워 비를 맞으며
사랑을 위해 눈물을 흘려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