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에서

오늘 따라 유난히 햇살이 밝았다
산성 입구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다
조용한 아침에
무엇으로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을까

너무 노랗고 붉었다
산 전체에 물감이 뿌려진 듯
가을색에 우리도 물들어
술에 취한 듯
붉은 가슴으로 걸었다

옛날 절이 있었던 터에서
사랑이 고요 속에 머물렀다
산새도 숨을 죽이고
나무도 침묵 속에서
격한 사랑이 요동치는 것을 보았다

산 속의 연못에는
물결이 선명하게 비쳤다
떨어진 잎들이 알 수 없는 언어로
어떤 의미를 전해온다

너의 손을 잡고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너의 눈을 통해
나누고 싶은 빛이 있었다
혼자서는 안 된다고
곁에 있어야 되는 것이라고
산성의 가을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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