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47)
민첩의 이름은 원래 민첩의 아버지가 바람을 피고 첩을 두었기 때문에 민첩 어머니가 신랑이 데리고 있는 첩을 떼어버리기 위해 부적 대신 아들 이름에 ‘첩’자를 넣고, 첩을 없앤다는 의미에서 ‘민’자를 넣은 것이었다.
‘민자 무늬’ 또는 ‘첩을 민다’는 이중적 의미에서 역학자가 지어준 것이 일단 역학자 말대로 첫 번째 첩은 당초 예정한 3년 이내에 떨어져나갔지만, 민첩의 어머니 입장에서는 그 후에도 신랑이 바람을 필까봐 늘 걱정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민첩의 아버지가 사업수완이 좋아서 돈을 잘 벌고 있고, 또한 타고난 성격상 씀씀이가 좋고 남을 배려하는 이타적인 성격이서 특히 불쌍한 여자들에게 잘해주었기 때문이었다.
민첩 아버지는 젊고 예쁜 여자도 좋아했지만, 나이 들어 사별하고 혼자 사는 여자나 남편에게 두들겨맞고 이혼당한 여자에게도 측은지심이 발동해서 술 사주고 밥 사주는 일을 자주 해서 동네에서 인기가 좋았다.
다만, 민첩 아버지는. ‘절대 유부녀나 애인 있는 여자는 만나지 않는다. 불륜의 여자는 악마고 꽃뱀이고 가시 있는 장미다.’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지난 번 데리고 있던 여자가 혼자 있고, 한번도 결혼하지 않은 숫처녀라고 해서 많은 돈을 들여서 연애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옛애인이라고 자처하는 깡패 건달이 감방에서 튀어나와 주인 행세를 하면서 여자이 얼굴에 염산을 뿌리고, 더 나아가 민첩 아버지를 죽이려고 난리를 친 역사적인 사건을 직접 경험하고 나서 깨달은 만고의 진리였던 것이다.
그래서 민첩 아버지는, ‘유부녀와 연애를 하느니, 차라리 거세를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민첩 아버지가 거세까지 할 결연한 남자다운 태도를 보인데 대해서, ‘아무리 그래도 거세하면 남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니까 거세만은 하지 말아야 한다. 차라리 요새 유행하는 삭발이나 단식을 하는게 어떠냐?’고 적극적으로 만류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첩 아버지는 한번 먹은 마음을 돌리는 성격이 아니었다. 남자가 한번 거세한다고 했으면 거세하는 것이지, 치사하게 삭발이나 단식을 하느냐고 더 강력하게 말했다.
민첩 아버지는 삭발은 머리숱이 더 많이 나는 효과가 있고, 단식은 죽지 않으면 다이어트나 대장청소에 아주 효과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일종의 쇼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설명해주었다.
그런데 거세(去勢)는 자신처럼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의 입장에서는 사형 이상의 형벌이고 고통이라고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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